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恨이 되어 한 말

이쁜준서 2011. 8. 12. 15:13

한번 왔다 가는 세상에서,

평생을 행복하게만 살기는 어렵겠지만 한을 가슴에 품고  가지는 않아야 할 것이다.

여자들이 한을 품는 것이야 친정부모 밑에 형제자매들과 아웅다웅 살았다 쳐도 한이 될것은 없다.

혹여 얼굴도 기억하지 못할 아기적에 부모님이 다 가시거나, 한쪽 부모를 여위어서 그 부모를 그리는 한은 있을 수 있지만.

 

결혼을 하고 시집이란 것을 오면,

우선은 연애시절과, 아니면 신혼시절과는 다르게 

남편은 세상사가 힘들어, 책임을 멋지게 하고 싶은데 생각처럼 되지 않아서 변해가는 사람이 그렇지 않게 평범하게 사는 사람보다

더 많을 것이고, 그 평범하게 살아 보여도 내실은 부부사이가 어려운 부부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남편으로 가슴에 응어리 지는 것이나, 시어머니 시집살이가 너무나 모져서 가슴에 응어리가 지는 사람이나

그 숫자에서는 비슷비슷하지 싶다.

물론 지금 예쉰고개에 있거나 예쉰고개를 넘은 여자들이긴 하겠지만.

요즘 세상에 시어머니 시집살이가 가슴에 한으로 남을 만큼 그런 시집살이를 견딜 사람이 있을까?

남편에게는 남편 당자만 보면 당장 헤어지고 싶어도 자식을 생각하면 참고 참고 살기도 하지만,

한번 뿐인 인생 자식은 키워 놓아야 아무 소용이 없고..... 이혼이란 수순으로 가는 상황이 많은 현대이다.

 

지금 예쉰을 넘은 세대들은 그 시어머니도 일찍 결혼해서 일찍 며느리를 보았고,

결혼한 며느리도 일찍 시집 온 경우가 그 세대들에게는 많았다.

그러니 사위를 보고 며느리를 보아도 모두 도회지로 나가서 살고, 그 젊은 새댁 때 가슴에 응어리진 한을 안겨준 시어머니가

돌아 가실 때까지는 같이 모시고 살아야 한다.

그러니 내가 시어머니 저 세상 가시고 내 몸 성해서 내 날이란 것이 있게 살 수 있을까? 싶은 것이고,

 

애 먹이는 남편, 배려심이라고는 성냥개비 화약보다도 적은 그런 남편이 성질까지 급하다면

한평생 살아오면서 한다고 해도 늘 집안에는 남편의 고함소리와 어떤 때는 낫까지 날라 다니는 그런 생활을 평생 해 온

쉰이 넘고, 예쉰이 넘어도 고쳐지지는 않는 남편에게

" 영감 내 죽고 딱 2년만 살아봐라 내 말 할끼다" 라고 늘 입버릇처럼 말씀 하셨다는 친구 어머니가 계신다.

그런데 친정엄마가 수술을 하고 병원에서 사후처리를 잘 못해서 어이없게 예쉰하나에 돌아가시고,

그 친정 부친께서는 딱 2년을 살고 가셨고 제사날도 5일 차이가 나는 같은 달이라 했다.

 

한이 되어 늘 입버릇처럼 그리 말씀 하셨다는데, 그 한이 그 말씀처럼이 되었고, 그 2년동안 친정아버지께서는

며느리에게 대접 받지 못하시고 맘 고생하시다 돌아 가셨다 한다.

준서할미 부모세대의 일이다.

 

준서할미 세대라면 그렇게 말을 하지 않는다.

" 한번뿐인 인생인데, 영감 2년쯤 먼저 가고, 나도 2년간이라도 내 세상으로 살아 보아야 하지 않겠나" 라고 할 것이다.

 

그나 저나 恨이 되지 않도록 살아져야 하고, 恨맺힌 한탄을 하지 말고 풀어가면서 살아야 할 것 같다.

이승에서 못 이룬 것을 한을 안고 저승까지 가지고 가지는 않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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