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소나기

이쁜준서 2011. 8. 16. 06:30

황순원님의 소나기는 낭만적이기도 하고, 대부분의 여름소나기는 누구나 지난 날을 돌아다 보면

갑작스런 소나기에 비를 흠뻑 맞았던 그런 기억들도 있을 것이고,

우산이 귀해서 가족 수대로 우산도 갖추지 못하고 살던 시절에, 비닐 우산이 나오고 바람 앞에는 맥을 못 추기는 했으나

그런대로 요긴하게 사용하던 비닐 우산이 여름날 영화구경을 하고 나왔는데, 예상하지 못했던 소나기가 오고,

비닐 우산을 극장 앞에서 파는 소년들은 조건이 좋은 것이였고, 소나기가 쏟아지는 길 복판을 뛰어 다니면서 비를 맞고 가는 사람에게

우산을 들이대면서 사라고 하면, 비 맞고 가려다가도 점점 빗줄기가 굵어지면 우산을 사게 마련이고.....

그런 추억의 그림들이 소나기의 행복한 기억이기도 하다.

 

그런 소나기가 올 해는 우리 지방에는 멀쩡하던 하늘에 오늘처럼 소나기가 세차게 한두차례 쏟아 지는 것은 명함도 못 내게

윗쪽 지방에는 연일 비가 온다고 하고, 물폭탄으로 몇일전에도 피해가 막심한 곳도, 산에 올랐다 불어난 물에

갇혀서 119 구급대가 구조를 하기도 하고 참으로 이상한 날씨이다.

 

찹쌀은 1년 먹을 것을 가을에 들인다.

4월쯤에 비닐봉지 속에 쌀자루를 넣어 놓으면 대부분 벌레가 생기지 않는데, 올 해 5월 초순에 비닐봉지에 넣어서 그런지

쌀벌레가 날아 다니기도 하고, 비닐 봉지 속에서도 쌀벌레가 날아 다니고 있어

2일전 한포, 오늘 한포를 스텐소쿠리로 치고 채로 까불고 거풍을 쏘이고 다시 쌀자루에 넣기까지 순서대로 잘 했는데,

오늘은 쾌청하던 날씨가 구름이 덮이더니 갑작스레 먹구름이 몰려 와서 부랴 부랴 다시 쌀자루에 담을 수 있었지만,

요즘 날씨에는 맘 놓고 말린다고 하다가는 낭패를 당한다.

텃밭친구가 깨에 벌레가 생겨 몇일 말려서 거의 다 말랐는데, 오늘 하 쾌청한 날씨라 깨를 널어 두고 외출 했다.

아들에게 전화를 하고, 아들이 옥상으로 올라가는 사이에 비를 맞혔다 했다.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참깨는 고온다습하면 참깨알에서 촉이 트 나오기 때문에 선풍기로 우선 돌리고 있다 했다.

 

그러고보 잠시 잠깐 서너번을 세차게 따루는데, 유리창이 깨어질듯 했다.

지구 온난화의 재해가 일어 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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