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서를 데리고 준서네로 오면서 기차와 전철을 타고 왔다.
좀 일찍 기차역으로 나갔기에
서울역에 도착할 때까지 근 4시간이 걸렸고, 준서네 집으로 오는 전철도 근 1시간여를 타야 했다.
전철에서 환승을 했을 때는 앉을 자리가 없어 두정류장을 서서 오던 여덟살 아이가 다리도 아프고 많이 고단해 했다.
" 할머니 몇개를 더 가야 해?"
" 할머니가 여기는 잘 몰라서.... 000역까지인데"
어디 놀러 다니러 갔다 오시는 준서할미보다 5~6살은 더 들어 보이시는 안어른 두분께서 역을 세어 보시고는 아직 8정거장을
더 가야 하는데.... 라 하시면서 딱하게 준서를 쳐다 보셨다.
아이는 다리가 아프고, 힘이 들어 울상인데, 앉을 자리가 없으니 준서할미가 서 있던 앞자리를 보면서
" 자리가 나면 너를 앉게 해 줄께" 라 했고,
두 정류장을 더 가다 마침 자리가 나서 준서를 챙기는데, 칠순은 넘겨 보이시는 할아버지 한분이 잽싸게 앉으려 하셨다.
번연이 아이를 앉힐려고 하고 있는데,
그 상황에서는 준서할미가 양보를 할 수 없었다.
" 어르신 잠깐만요. 아이를 좀 앉히게 양보 해 주세요"
엉거주춤하게 앉으려시던 몸을 비켜 주면서 하시는 말씀이
"그래 요사이 아아들은 어려서부터 편하게 키워야재" 란 말 속에는 다른 사람들 듣기에 노인들 앉게 하지 않고,
아이를 앉히려 한다는 비아냥이었고,
그 말씀에 전철은 출발 했는데, 준서가 앉은 옆자리의 아가씨가 일어서서 문 쪽으로 갔다.
" 어르신 여기 자리가 있습니다. 앉으세요."
" 아~ 됬어요"
"자리가 비었으니 앉으세요"
앉으시더니 요사이는 아~들이 어른이다라면서 학생들이 자리 양보를 하지 않는다고 앞에 서 계신 50대 아저씨를 보고 말씀을 하신다.
2남 1녀 자식들이 아들들은 다 잘 되어, 둘째는 00항공 과장이요 라면서 자기 과시도 좀 하시고.
그러시더니 우리보다 2정류장 앞에 내리셨다.
준서할미도 준서가 오랜시간 기차여행을 했고, 또 전철을 탄것이 아니고, 집에서 바로 나와 전철을 탔다면 굳이 준서를 앉아서
가게 할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덟살 아이가 그 상황에서는 할아버지께 자리를 양보할 상황이 아니었다.
분명 준서를 앉힐려 하는데 잽싸게 파고 드는 것은 어른이 할 행동은 아니였다.
점점 노인 인구는 늘어나고,
종일토록 일하고, 공부하고 한 피곤한 학생이나 젊은이들이 잠시 타는 버스나 전철이 아니고, 장거리라면 자리를 양보할 수만도 없을 것이고,
오늘 그 어르신처럼 준서할미가 행동이야 하지 않겠지만, 참 여러가지로 문제인 앞으로 노인이란 소리를 들어야 하는 세대로서
주눅들지 않게 살려면 걷기운동이라도 열심히 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