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아직도 버리지 못한 습관

이쁜준서 2011. 8. 5. 06:19

20여년 전 어느 날 설겆이를 급하게 하다

주방세제 물에 1차 씻어 두엇던 유리컵들이 서로 살짝 부딛혀 약간 전이 깨진 것도 모르고

흐르는 물에 수세미로 씻는데 느낌이 이상하더니

피가 흘렀다.

씻는다고 컵을 한바퀴 돌렸으니 열몇바늘을 꿰메었다.

물컵을 유리컵으로 사용하다 그리 된것이다.

 

 

그래도  물의 색이 유리컵으로 보이는 그 맑음이 좋아서

아직도 물컵을 도자기컵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유리컵으로 사용한다.

씻을 때면 언제나 긴장을 하게 되고

수세미로 유리컵 전을 안과 밖을 싸듯 해서 씻는다.

 

 

차 물을 끓이는 요즘 많이 사용하는

물이 끓는 밑바닥 쪽만 스텐이고 윗쪽은 플라스틱재질인 전기폿트를 사용하지 않았다.

차물을 끓일 때, 플라스틱 재질도 뜨겁게 물이 끓어 오를 것이니

플라스틱을 물에 끓여 먹는 듯 해서,

스텐으로 된 주전자를 작은 주전자도 많이도 태워 먹었고,

요즘 쓰는 것은,

스텐으로 된 편수냄비로

여러번 물이 닳아 없어지고 냄비만 불에 닳아서,

  이젠 냄비 바닥 겹으로 처리 한 곳이 신발 앞창 벌어지듯 해 있어도 물은 끓일 수 있다.

그러니 스텐냄비는 고열에 물 방울들이 타서 그 외양은 반짝거림하고 거리가 먼지는 한참이 지난 것이다.

 

또 새로 사도 준서할미 스스로는 전기폿트를 사지 못할 듯 해서

준서에미에게 하나 사 보내거라.( 준서에미 한테 뭣을 사달라는 1호)

자꾸 태워서 않되겠다고 했더니

어제 인터넷으로 사서 택배로 내일이나 모래 도착 할 겁니다란 전화가 왔다.

오랜 습관을 억지로 고치는 것이다.

 

 

하하 재미난 사진이 되었다.

양파장아지 간장을 달여 주방에 냄새 덜나게 식히자니 현관 앞으로 나가야 하고

비가 오고 있어 아무리 처마 밑이라도 빗방울 한 방울이라도 들어가면 않되어서.....

 

요강까지 삶았던 사람

 

기제사가 음력 4월에, 음력 섣달에 있다.

친척중에 간염 약을 먹고 있는 가족도, 결핵약을 먹고 있는 친척 가족도 있어

음복을 하고 친척들이 다 가고 나면 봄이나 섣달 추운 날에도

그 때는 입식부엌이 아니였으니 정기간에 수도가 들어 와 있지도 않은 이유도 있었지만,

그 많은 그릇들을 마당에 큰 다라이 서너개 내어다 놓고,

화덕에 연탄불 넣어 놓고,

사용 했던 모든 그릇과 수저등등을 큰 찜통을 얹어 놓고 삶았다.

 

그 때는 요강을 사용했다.

매일 매일 수세미로 씻었지만,

마당에 화덕에 연탄 한장 붙여 넣고,

빨래를 삶고 빨래 삶았던 비누물을 요강 삶는 양재기에 부어 놓고 요강을 거꾸로 엎어 놓고 삶으면

요강 속이 정말 반짝반짝 거린다는 표현을 하고 싶을만큼 깨끗해 지는 것이다.

 

지금이야 요강을 사용하지도 않고 연탄불을 사용하지도 않지만,

식초를 넣어, 수저도 간간이 삶고,

기제사나 명절차사가 지나가고나면 쟁반등은 삶지 않지만,

유리컵, 도자기컵들, 수저를 삶고,

칼이나 도마를 펄펄 끓는 물로 소독을 한다.

지금 준서할미가 삶는정도는 살림을 하는 전업주부라면 누구나 하는 그 정도이다.

 

준서네를 가면 세척기가 있으니 굳이 수저를 삶지 않아도 될터인데,

수저도, 물컵들도 삶아 놓는다.

양치질 컵도 자주 삶는다.

 

삶는 빨래를 하는데,

준서외할아버지 사각팬티도 매번 삶는다.

아무리 남자 속 옷이지만 삶는다.

그러니 고무줄이 빨리 늘어나는데도 꾸준히 삶는다.

 

 

 

 

 

아마도 이런 습관들이 없어졌다면

준서할미 체력이 고갈되어 않하는 것이 아니고 못하는 것일 것이다.

지금 현재도 예전처럼 하지 못하고 생략해 살아지는 살림살이도 많다.

 

아직은 눈 밝고, 체력 있어

그나마 최소한 하고 사는 습관들을 오래도록 유지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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