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그참......

이쁜준서 2011. 7. 4. 09:24

준서할미는 걷기 운동만 합니다.

아침 일찍 나갑니다.

알람을 5시 10분에 맞추어 놓았고, 알람이 울리면 일어나 갔다 와 밥 솥 바로 올리려고 쌀 씻어 솥에 앉히고 나섭니다.

현미도, 서리태도 들어 가기에 미리 씻어 최소한 30분을 불려야 밥이 맛있게 됩니다.

 

날씨가 맞지 않으면 못가는 날도 있기에, 저녁에 갈려 맘을 먹어도 딱 아침에만 가게 됩니다.

대학교 안에 있는 육상트랙이고, 안쪽에는 인조잔듸의 축구장이라 봄이나 가을에는 축구장을 빌려 축구를 하면서

회사 단합대회도 있고, 때로는 조기축구회 시합도 있고,

 

아침으로는 대학교 운동부원 8명이 우리와 반대로 달리기를 하기도 합니다.

아침 걷기를 하는 사람들의 나오는 시간대가 조금씩 달라도 같은 시간대에 오는 사람도 있고, 준서할미가 끝낼 때쯤 오는 사람도

있는데, 15여명 가량이 아침 걷기 운동을 합니다.

 

겨울부터 가던 곳이라, 때때로 옆을 스치고 지나가도 목례도 하지 않아도 누가 빠지고 누가 왔는지를 의식하지 않아도 보이게 됩니다.

그 중 특별하게 걷는 사람이 남자 두분, 준서할미 세사람이 있습니다.

남자 한분은 팔에 염주팔지를 하고 알이 굵은 염주알을 굴리면서 아주 반듯한 자세로 걸음이 빠르신 분이시고,

또 다른 남자 한분은 트랙 밖으로  트랙처럼 포장된 길이 끝나면  각지게 걸어시는데 걸음이 아주 빠르신 분이시고,

준서할미는 팔을 높게 흔들고, 손도 폈다 오므렸다 하면서  제 나이대의 여자 걸음걸이 보다 빨리 걷습니다.

복잡한 곳이 아니어서 어떤 자세로 운동을 해도 남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어 참 좋습니다.

 

운동장에 들어서면,

준서할미가 따라내어야 하는 사람이,

저 사람은 걸음걸이가 빠르니 저 사람에게는 쳐 지지 않아야 겠다는 그런 욕심이 생깁니다.

 

그제는 준서외할아버지는 달리고 준서할미는 빨리 걷고 있는데, 옆 트랙의 염주를 굴리시는 아저씨가 말을 걸었지요.

아지매요. 팔을 높으게 올리면서 걸으니 그 반동으로 아지매가 빨리 걷는교?

아닙니다. 빨리 걷기에는 팔을 내려야 빨리 걸을 수 있지요.

높으게 올리는 것도 힘이 드니 속도는 더 느린데도 팔 운동까지 할려고 그럽니다.

손바닥은 혈액순환에 좋지 싶어서 이렇게 하면 2,000번도 넘게 쥐었다 폈다를 할 수 있어 그리 합니다.

나이를 물으셨고, 나이를 말 했더니 준서할미보다 한살 아래이셨다.

 

남의 아저씨와 말 섞는 것이 싫어서,

우리는 한사람은 뛰고, 저는 걷습니다라 했더니

아지매집 아저씨 저기 저 사람아닝교라고,

말은 하지 않았어도 오래 보아 왔으니 일단 말을 건네고 나니, 그 다음날도 말을 걸어 오셨다.

 

그 참.....

블로그 상에서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생각으로, 글로서 서로간 래왕을 하니 생각만 통한다면 굳이 가릴 것도 없는데,

날씨가 좋으면 매일  같은 장소에서 만나 지는 사람이라.

그 참이다.

목례정도라면 괜찮은데, 말을 건네는 것은 그 참....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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