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여행

친구따라 거창으로

이쁜준서 2011. 6. 27. 06:30

거창읍 수라청이란 곳에서 점심을 먹고,

시간이 넉넉하지 않으니 차로 금원산 한바퀴 돌아 구경을 하라시면서 금원산으로 갔다.

금원산은 계곡은 깊었으나, 좁아서 양쪽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었고, 물이 내려가는 곳에는 흙이 없고

아주 큰 바위들이 연이어져 있어  비가 와 수량이 많아졌는데도 물은 비교적 맑았다.

 

자연휴양림이어서 방갈로 등이 있어 여름철에는 사전 예약으로 가족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 묵을 수도 있었다.

금원산은 후덕한 산 같이 보였고, 각종 식물을 많이 안고 있게 보였다.

 

 

 함박나무꽃( 산목련)

나무가 아주 높다.

 

민서할머니 방에서 담아 온 함박나무꽃

 

 노루오줌풀

조경으로 심어 놓은 것이 아니고, 산에서 자생하는

 

 

 사람의 세길은 됨직한 높은 노각나무와 노각나무꽃

 

사람 세길이나 되는 나무에서 핀 노각나무 꽃입니다.

민서할머니 방에서 담아온 것입니다.

 

 블로그 벗으로 만나 친구가 된 민서할머니(young님) 고향집 안채에서 건너다 보이는 산 풍경

저 산이 민서할아버님의 기개를 키웠을 것이고,

시골살림살이 일을 채 배우지 못하고 시골로 시집을 갔던

새댁 민서할머니는 저 산을 바라 보는 듯 했어도 눈물도 많이 흘렸을

그러나 포근한 산 풍경이었다.

 

2011년 6월 25일 - 육이오 전쟁이 일어 난 역사적인 날 민서할머니 시댁의 직계 15대조이신

동계 정온선생생 종가 로 우리나라의 종손들의 모임 회원분들이 찾아 오시는 뜻 깊은 일이 있어 고향으로 가시게 될 것 같다면서

이틀전 초청 전화를 하셨다.

동계 정온선생은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적 답사기 6권인가? 7권인가에 종가의 이야기도, 제주 귀양살이의 이야기도 나와서

요즘은 주말이면 종택을 찾는 관광객이 많아 졌다고 하는 곳이다.

 

가고 싶은 맘에 사양도 한번 하지 않고, 가겠다고 선뜻 대답을 했는데, 비가  많이 올거라는 일기예보는 나와 있었다.

가기 전날 밤부터 비는 많이 왔고, 가는 날 새벽에도 끝이지 않고, 비는 많이 오고, 정말로 이 날씨에 갈 수 있으려나....?

준서할미는 1회용 비옷을 사고, 신발은 장화를 신고, 우산을 들고 길을 나섰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준서외할아버지가 이렇게 비 오는 날 어디로 간다고 나가는냐?는 잔소리 한 마디 하지 않았다.

민서할머니 출발 할것이라는 전화, 이내 영천을 지나신다는 전화에 약속장소로 나갔고 만나서 일단 고속도로에 차를 얹었다.

 

처음 뵙는 민서할아버님은 연세보다 훨씬 젊어 보이셨고, 차림도, 원출하신 인물도 성품도 한마디로 멋장이셨다.

민서가 사진으로 보아서 할아버님을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민서할아버님을 뵙고 보니 체형도 얼굴도 참 많이 닮아 있었다.

민서할머니께서도 친정이 대가집이었는데, 민서는 할아버님, 할머니 양가의 좋은 점을 닮아 대단하게 자랄 수 있겠다 싶었다.

지금 민서는 아주 여린아이라 자라면서 더 순수하게 자랄 것이고, 그래서 성인이 되면서 대단할 수 있는 여지를 갖고 자랄 수도 있을 것이다.

 

 

 민서할머니댁 사랑채 쪽

안채에 거주 하는 사람이 있고 사랑채는 비워 두고 있었다.

저 나무 기둥들이, 저 나무 창살 문이 100년을 넘었을 것인데도 거주하지 않은 빈 집이 아귀가 딱딱 맞는게 신기했다.

아주 잘 지어진 집이었을 것이다.

 

 요즘은 양옥으로 집을 지은 집이 많아서

나무기둥 서까래등이 보기 어려운데, 전깃줄까지 감아 겉으로 건너 간것은 어린시절의 고향집이 생각나고.....

 

 

사진에도 비가 주룩주룩 오는 것이 보인다.

비가 와 거리 조절을 맘대로 할 수 없어, 안채가 다 잡히지 않았다.

살다가 비가 새어서 기와를 벗겨내고 기와를 새로 올렸다 했다.

집안이 많이 넓었는데, 집 안으로 길이 나게 되어서 담장을 안으로 당겨 넣었고,

담장 밖으로 나간 마당은 논이 되어 있어도,그래도 마당 안은 넓었다.

 

 

 그래도 안채에 사람이 살고 있어 마당에 풀이 무성하지 않았고,

마당 한켠으로 우산이끼가 소복한 곳이 있었다.

준서할미 차림새는 장화에 배낭에 우산을 쓰고 갔었는데

장화를 잘 신고 간거였다.

비가 주룩주룩 종일 오니 편편하게 보여도 말간 물이 고여 있었다.

 

세월의 풍상을 고스란히 보여 주는 독,

 

민서할머니 종가에서 손님들을 접대하고 우리는 서둘러 나왔지만,

대구에 들어 오는 길이 바꾸어져서 준서할미가 서대구로 가야 된다고 해서

남대구로 내리지 않았다 민서할아버님 날은 어두워 지고, 비는 줄기차게 오고,

낮시간도 아니고 밤시간 장거리 운전에 고생 하셨지 싶다.

민서할아버님, 민서할머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