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부부간에, 같은 곳을 바라 볼 수 있어야......

이쁜준서 2011. 6. 18. 06:16

버려진 선인장을 주어다 몇년 길렀고

3년째 꽃을 피운다. 한쪽으로 비딱하게 커 가던 몸도 이젠 반듯해졌다.

생명은 버려서도 않되고, 버릴 수도 없는 것이다.

 

어제는 먼 곳의 친척어른님과 통화를 했다.

그 댁 시동생이 준서할미와 나이가 같았고, 준서할미가 청소년 시절 친척댁에 가면  가끔 그 댁에서 보았던 사람이었다.

젊어서는 능력있는 세무공무원으로 승승장구한 세월도 있었지만,

지금은 교통사고로 자기 몸도 가누지 못한 지옥 같은 세월을 몇년째 살고 있고, 휠체어 없이 혼자서 겨우 길 나서는 것도

두어해 밖에 되지 못한 사람이 몇일 전 횡단보도를 혼자 건너는데, 후진한 차에 치여서 뇌출혈이 일어 났고,

병원에 입원 해 있다 했다.

가해 차량은 횡단보도를 뒤로 하고는 왜 후진을 해서 그렇찮아도 걸음이 완전하지도 못한 사람을 치였는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승승장구하던 젊은 시절 자기 아내를 전혀 배려함 없이, 성격이 강한 사람이, 말하고 싶은대로 아내에게 말 해 왔고,

그 아내는 어린이에서 청소년이 되고, 대학생이 되고,

학비부담이 만만하지 않은 아들 둘을 키우느라 고양이 앞에 쥐로 숨죽여 남편의 비위를 맞추고 살아 왔다 했다.

아이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가졌을 때, 이혼을 생각해보니, 그래도 아이들 결혼에 부모 이혼이 험이 되겠다 싶어,

또 참고 살았고, 살다 교통사고로 남편이 혼자서는 거동이 불편해서 수발을 하면서 살아 왔다 한다.

몇년을 그렇게 살아 오다 작년에 작은 아들도 결혼을 했고,

 

그래도 혼자서 외출도 할 정도로 회복 되어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는데,

또 교통사고를 당 했으니,

자식들이 다 서울로, 외국으로 가 버려서 하룻밤 간호도 도와 줄수 없어 간병인의 도움으 받는 다고 했다.

그런데 환자가 간병인이 24시간 간호 해주기를 바라고 아내는 간호도 못한다고 또 타박인 모양이었다.

 

쉰이 넘어서고, 예쉰이 넘어서는 노령으로 가는 부부들은, 나날에서 젊은 시절 같은 반짝임은 없다.

노부부들은 살아온 세월에서의 사랑이 정으로 변한 , 서로간의 측은지심으로 살아가는데,

젊어 아내를 배려 못한 사람이 직장도 정년 퇴직을 하고, 현실도, 또 몸도 젊은 날 같지 못하니

또 다시 풀곳은 아내 밖에 없어 일일이 타박을 하는 모양이었다.

그 부인 이 생이 서로간 마감하는 때까지 같이 살 수 밖에 없을텐데, 남편 되시는 분이 혼자 겨우 걷던 것을

다시 휠체어가 아니면 못 움직이니 그 수발, 그 성격 다 받아내고 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도 젊어서라도 아내에게 배려심으로 알콩달콩 살아온 세월이 있었다면,

그 정으로 힘든 노년을 달랠수도 있었을텐데.....

전화통화를 하시면서 부부는 젊어서 서로간에 정을 쌓고 살아야 하겠다 셨다.

 

노년의 부부들이 서로간 쌓아온 정으로 서로간 측은지심으로 살아 가야겠지만,

지금 현재의 노년의 삶에서 서로간 같은 곳을 바라보는 작은 일상도 필요하다 싶다.

높지 않은 야산 산행도, 가까운 곳에 걷기를 하는 산보도, 꽃을 같이 기루는 취미거나.....

같은 곳을 바라 볼 수 있어야 할 듯 하다.

서로를 존중해 줄 수 있다면야 더 좋은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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