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줄서기......

이쁜준서 2011. 1. 13. 11:37

그제는 준서를 데리고 소아과에 갔다가 날씨가 조금 풀려서 늘 실내에서만 지내는 준서를 데리고,

준서가 그림을 그리고 놀기에 그림일기장도 하나 사고 준서가 마트 문구코너에서 이것 저것 구경도 하면서 시간도 보낼겸

버스를 타고 마트로 바로 갔었다.

 

일단 점심 요기를 해야 해서 준서가 네살 때 마트 평생교육원에 강좌를 들어러 갈 때면 잘 먹던 찐만두 코너로 갔다.

찐만두를 기다리고 있는데, 할인을 해서 100그램에 1,000원을 받는다고 잠시 후 45분부터 세일에 들어 간다고 고함을 질러대고 있었다.

바로 옆에서 국수를 말고 있는 아주머니께 물었더니 잘 모르겠다고 하고, 만두를 가지고 온 아주머니께 물었더니 쭈꾸미라 했다.

쭈꾸미라면 해물조림을 해도 괜찮겠다 싶어 갔더니 쭈꾸미에 떢뽁기를 넣고, 벌겋게 양념을 하고 있었고, 철냄비에 둘러서서 시식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2,000원대 하는 쭈꾸미 무침을 1,000원에 주겠다는 말 같았고,쭈꾸미는 본래 몸체가 작은 것이라 양념과 떢뽁기 무게가 반도

넘을 것으로 보였다.

양념 해 놓은 먹거리는 사지도 않지만, 냉동 쭈꾸미 두팩만 사도 쭈꾸미 양이 많은것이라, 사지 않았다.

 

어제는 준서는 두고  걸어서 가는 다른 마트로 갔었다.

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줄 끝쪽에서 줄 앞쪽으로 걸어 오면서 보니, LA갈비를 세일해서 판다는 팻말이 보였고, 사람들은 주문 약속을 하고 보내면 줄서서

기다리는 시간에 마트 장을 볼것인데, 왜 이렇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느냐?고 불만이었고,

창구 안쪽에서는 정말 커다란 고깃덩이를 손질하고 있었다.

장사 속이 아니고, 소비자 입장에서라면 세일할 만큼 손질해 두고 그 양을 팔면 되겠지만, 광고효과를 노린 것이니, 손질하는 동안

줄을 서서 기다리게 해야 하는 것이었을테다.

손질하기 전 그 큰 고깃덩이는 비위에 맞지 않아, 얼른 피해 갔다.

 

타임세일이니, 100그램에 1,000원으로 세일해서 파는데, 저렇게 모두 줄서서 기다리면서 사는데, 나도 사야 할 것 같은

그런 맘을 이용한 상술일 것이다.

참 줄서기가 않되던 우리 나라 사람들이었다.

 

50년대 부산은 수도물 사정이 참 어려웠었다.

동네 공터에는 공동수도가 있었고, 그 공동수도는 하루종일 나오는 것이 아니어서 물동이가 뱀처럼 겹겹이 둘러 줄을 대어 놓았었다.

그러다 누가 새치기라도 하고, 왜 새치기를 하느냐고 따지면 뱃장 아주 좋은 사람은 너도 새치기를 해라고 맞받아 치고,

서로 지어 띁고 싸우기도 하고,

다시 뒤로 밀려나와도 제 본자리른 가지 않고, 자신이 불이익이라도 당한양 씩씩대고 밀려났어도,그래도 앞 자리를 고수하는 사람들이 있어도

다투기 싫어서 양보를 하니 새치기 요령이 돈 들지 않고, 하는 최고의 요령인 시절도 있었다.

 

이젠 돈을 들고, 타임세일 시간이 넘어가면 제 가격으로 돌아가는 먹거리를 사게 판다고 하니 줄을 서는 것이다.

전국이 구제역 파동으로  요즘의 영하의 날씨보다 더 축산농가를 떨게해도, 한머리에서 수입육을 세일해서 판다고 

그들이 노리는 광고효과를 극대화 하게 줄을 서서 사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껏 살아 왔던 세월은 그래도 예측가능한 세월이었다.

독재정권이라 했어도, 4,19혁명도, 민주화도 생겨 바로 잡을 수 있었고,  예전에도 닭 유행병이 번지면 닭이 하루 아침에 죽어 나갔어도,

지금처럼 대규모가 축산이 아니어서  그래도 요즘처럼 이렇게 전국이 살벌하지는 않았다.

 

예측을 하고 막을 수 없이 번지는 구제역이고, 조류독감인 것이다.

일기 관측이 발달 했다 해도, 농사를 짓는데는 예측불가인 것이 2010년의 기후였을 것이다.

포도밭에는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열려서 햇빛을 받아 숙성되어야 할 때,  8월 한달여 비가오고, 흐리고, 끝내는 포도송이를 다

숙성시키지 못했고, 잘 지어 놓은 벼도 태풍도 있었지만, 일조량이 모자랐고, 콩류도 콩꽃이 피고, 씨알이 영글어 가야 하는 때

계속 비가 오거나 흐렸기에, 밭의 흙도 습했고, 일조량도 모자라  콩이 흉년 중의 흉년이었다.

 

우리는 예측불가능한 세월을 살아가야 함의 세월 속으로 들어 왔다.

우리가  자연에서, 하늘이 주신 본심에서 너무 멀리 와 있어, 오늘에 이르렀다 싶다.

차고 넘친다 싶은 물도 아껴야 하고,

유감스럽게, 공산품과 나란히 진열되고 팔리는 쌀도 귀한 줄 알아야 하고,

그런 맘만이 이 어려운 세월을 살아 남게 할 것이다.

어려운 일제시대도, 경제적으로 극도로 궁핍한 50년대, 그 혼란기의 6,25 세월도 이겨낸 우리들이다.

너무 멀리 가지말고, 돌아 설 수 있을 때 돌아 섰으면 한다.

 

우선은 내 자식세대가 책임지고 살고 있고, 내 손주들이 또 그 차세대로 살아내어야 할 우리나라를

60대 할미는 걱정스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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