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음식

맘은 서두르지 말자이면서....

이쁜준서 2009. 11. 25. 11:40

 

 

 

 

 

집에서 먼곳에서 동서를 만나기로 했다.

우리가 만나서 다시 찾아갈 아파트 앞까지 택시를 타면 10분정도 걸릴 거리이지만, 연세드신 시어머님도 만나 함께

친척집을 가기로 되어 있어 아파트 앞에서 오전 10시에 약속을 했지만, 준서할미도 바삐 서두르는데, 팔순의 시어머님께서는

더 서두르시지 싶고, 그러시면 추운데 인도에서 서 계실것을 생각해 집에서 8시 반에 나섰다.

그러니 9시30분쯤 예상을 하고 길을 나섰더니 30분정도 일찍 도착해 졌다.

 

수도권에 있는 동서는 전날 잔치에 왔다 일흔여덟이 되신 친청 모친에게로 갔었는데, 지하철에 내렸다면서 나오는 출구를 알려 줄려

전화를 했더니 서둘러 나왔고, 택시를 타고 가면서 형님은 어제 약속시간보다 더 빨리 나왔다 했다.

이 사람아 나이가 드니 길 나서면 언제나 30분정도 일찍 나서고 기차역에는 거의 한시간을 일찍 도착해 기다리게 된다.

맘은 서두르지 말자 하면서 행동은 그렇게 서두르게 되는데, 어머님은 나 보다 더 하실 듯 해서 그랬다 했더니,

연세 지긋하신 택시기사님이 괜찮습니다. 약속시간에 일찍 가시는 것인데 괜찮습니다라 하신다.

자기집 마나님도 그러시는 모양이었고, 기사님께서도 젊었을 때와 비교하면 맘의 여유가 많이 줄었다 하셨다.

 

저번 제천에서 역사에 들어서니 전광판에 32분에 출발하는 기차가 있었고, 기차표를 사고 개찰구에 갔을 때는 7분정도 여유가 있었다.

그 7분에 역사에 곱게 길러 전시해 놓은 국화를 찍을 수 있는데도 서두르는 맘이 앞서는 준서할미는 국화를 담지 못했다.

 

팔순의 시어머님께서는 약간의 당뇨가 있으시고, 인공관절을 하셨고, 작년부터 집안일에서 해방을 하셨지만, 당신의 식사와

빨래와 방 청소는 당신의 손으로 다 하시고 경노당에서 5~6명의 점심식사도 시어머님께서 늘 하실 정도로 건강하시다.

그러신데도 " 빨리 않죽는게 제일 걱정..... " 이라 하셨다.

이래 저래 노인분들이 좌불안석인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다.

 

준서할미 세대도 자식들에게는 세상사 잘 모르는 노인세대이긴 마찬가지 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