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고구마가 작으마하게 이쁘기도 하다.
블벗님께서 농사 지으신 것을 택배 주문한 것이다.
아는 지인과 전화를 했었다.
어제 택배로 고구마를 받았다 했더니, 노란고구마는 햇볕에 한 사흘 말려서 저장하면
저장성도 좋지만, 군고구마를 하거나 찌거나 하면
꿀처럼 찐득한 아주 달디 달 물고구마 같은 것을 먹을 수 있다 하셨다.
준서할미 옥상 있겠다 또 실험으로 들어 간다.
옥상에 널었다.
저 고구마가 아니어도 텃밭 고구마가 10Kg 한상자 보다 더 넉넉하게 남아 있으니
저 호박고구마는 말려서 나중에 먹어야 겠다.
준서할미가 초등학교 시절 시골의 고구마는 거의 물고구마였다.
처음 캤을 때는 맛이 없어도, 시일이 가면서 절이 삭으면
가마솥에 싸리 채반을 얹고 찐고구마로 하면 찐득하니 달디 단 고구마가 되었고,
소죽솥에 불을 때고 남은 재에 묻어 놓으면 꿀 같은 군고구마가 되었다.
탄 껍데기를 까면 모락모락 나는 김과 노르쨩한 꿀 같은 뜨거운 고구마를 한 입 베어 물면
그냥 글자 그대로 행복했었다.
절 삭은 고구마는 겨울방학 하기까지 십여리길 간식거리였다.
누가 집에서 고구마를 가지고 오면 이 아이 한입, 저 아이 한입,
고구마 갖고 온 사람이 누구던간에 우리는 돌려가면서 생고구마를 베어 먹었다.
우리 고향에도 20여년전부터 밭에 과수나무를 심었는 모양인데,
그 때 사과, 배는 명절 차사나, 기제사 때에나 그것도 한쪽을 얻어 먹을 수 있었다.
가을에는 감이 있었고, 동네에서도 호랑이 할아버지 댁 밭둑에 있는 밤나무 서너그루가 다 였다.
그러니 가을이 되면 찐쌀이 간식거리고, 찐쌀을 먹고 나면 늦가을 캔 고구마가 간식거리였다.
하교길 먹는 절 삭은 생고구마 맛은 생밤의 맛보다 더 맛이 있었다.
하기야 생밤을 주울려면 호랑이 할아버지가 일어나시기 전 새벽 같이 나가야 몰래 주울 수가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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