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음식

장 담는 날 (2009년,2월,6일)

이쁜준서 2009. 2. 6. 04:37

 

 

 

장 담그는 날을 시어머님께서 살림을 주관 하시던 때는 음력 정월 이레 에 담았다.

그 때는 메주를 집에서 콩 대두 한 말을 끓이고 말려서 띄우고 그렇게 준비 했으니,

늘 메주는 준비 된 것이고,

장 담는 날이나, 몇일 전에 들인 소금으로 소금물을 만들었다.

그 때는 식구도 많았고, 음식의 모든 간을 간장으로 했었기에,

대두 한말 메주에 소금물을 많이 부었다.

지금은 두말 정도의 소금물을 붓는 다면, 그 때는 세말의 소금물을 부었다.

그 때의 소금은 검은 갯벌흙의 색도 약간 나는 그런 소금이었서도,

바다가 오염 되기 전이라  지금에 비하면 소금이 참 좋았던 것이다.

해 뜨기전 소쿠리에 소금을 넣고 소쿠리 위로 물을 부어서 그렇게 소금을 녹이고,

불순물이 갈아 앉으면 오후에 메주가 담긴 간장독에 흘려 넣었다.

소금을 씹어 보면 짠 맛 가운데서 단맛이 감지 되는 그런 소금 맛이었다.

                         작년 5월의 빈도리꽃

 

지금은 대두 한말에 소금물 두말((18리를 한 말로 잡고) 정도를 가감해서  물을 붓는다.

(독에 가득차서 햇빛을 받아야 하기에 소두 한말을 담을 독이 있고, 대두 1말을 담을 독이 따로 있는 것이다.)

지금은 메주를 사서 한다.

그러니 사는 메주는 구정을 쇠고 사게 되고, 몇년 전만해도 친지들을 통해서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그 콩으로 만든 메주를 구입하니

구정에 고향으로 갔다 오면서  메주가 배달된다.

메주를 받아 다시 말려야 하고, 그러다 보니 초 이레날 담기엔 메주가 제대로 준비가 되질 않는 해가 있어,

음력 정월 첫 말날에 담아 오고 있다.

메주도 농협에서 파는 자기 고장 이름을 붙인 그런 메주를 사서 하는데, 올 해는 안동 일직메주를 대두 한말 분을 샀다.

소두 한말분이라는 메주는 박스에 5,5 kg 이라 씌여 있었고, 넉장의 메주가 들어 있다.

지방 농협에서 만드는 메주는, 손으로 하기도 하지만, 기계적으로 하는 과정이 많아 바짝 말라 있고, 메주 덩이도 거의 규격이 같을 정도이다.

띄워진 정도가 적당해서 장 맛도 좋다.

올해 소두 한말분의 메주 가격은 79,500이었다.

 

요즘은 바닷물이 오염이 되어 있다 싶어 심해의 바닷물로 정제되게 만든 한주소금으로 장을 담아 보았는데, 장 맛에는 차이가

없어도 그렇게 정제된 소금보다는 천일몀이 더 나을듯 해 천일염을 녹여서 사용한다.

소금은 3년이상을 간수를 빼서 사용하는데, 올 해의 소금은 5년이 넘은 것이다.

예전에는 소금을 사 간수 뺀다고 묵혀 놓을 경제적 여유도 없었고, 장 담기 몇일전에 사거나 장 담는 날 소금을 들여서 바로

사용해도 간수를 빼지 않아 맛에 문제 되는 그런 일은 없었다.

장 담는 길일이 있었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그런 날에 장을 담지 못하면, - 소금 들어 오는 날 장을 담으면 된다는  말씀을 하셨다.

예전 시골에서는 소금이 귀한 것이였다.

 

1. 메주 고르기

   겉은 말라 있고, 속은 말랑말랑 하면서, 쪼개면이 검붉은게 좋다.(실제 구입할 때 쪼개어 볼 수는 없다)

   겉이 거무스럼하거나 끈쩍거리면 제대로 뜬 메주가 아니다.

   곰팡이는 흰색, 노란색이어야 좋은 것이고, 파랗거나, 검은 빛을 띠면 잡균이 많이 들어간 것이여서 장을 담그면 곰팡내가

   날 수 있으니 그 점을 유의해서 메주를 구입해야 한다.

2. 장 담는 길일

   전통적으로 12간지에서 말날 담는 것이 좋다고 한다.(갑오, 병오, 무오, 경오, 임오일)

   정월(1일, 7일, 11일, 21일,  23일, 30일) 등이나 음력 이월 물방수날이나 음력 삼월 삼짇날 등이 길일이라 하지만,

   음력 초순 날씨가 추울 때 담는 편이 좋다.

3. 망으로 된 헝겁으로 꼭 봉하고, 처음 2~3일간은 뚜겅을 닫아 두었다가 3일부터 매일 낮에는 뚜겅을 열고 밤에는 덮어서 40일간을 익힌다.

   그러나 요즘은 그렇게 하기가 번거로워 처음 2~3일간은 옹기 뚜겅을 덮어 두었다가. 그 다음부터는 유리로 된 장독뚜겅을 덮어 둔다.

4. 소금과 물과 메주의 상관관계가 있으니 간장이 짜면 2달정도 두어도 되는데, 장이 삼삼해서 흰색의 꼬까지가 많이 생기면 최소 40일만에

   장을 뜨기도 했다.

5. 천일염을 기준으로 물 1말에 서되( 한되를 2Kg 로 계산해서)를 기준으로 하지만, 날달걀을 띄워서 500원 동전정도로 떠오르는 것을 기준으로

    소금을 푼다.

    거의 500원 동전보다 크게 떠 오르게 담는다.

*** 메주콩을 기준으로 5되(소두 1말)

     물 30 리터: 한주소금 7.5Kg

     천 일 염   : 6Kg

*** 염도계로 : 겨울장 19도,            봄장 20~21도

*** 기     간  : 겨울장 50~60일간     봄장 30~40일

 

*** 된장을  주가 되게 담을 경우 : 물 12리터 천일염 깍아서 2되

 6. 숯, 건고추, 대추 등을 띄운다. 불이 벌건 숯을 넣었지만, 도시에서 따로 숯에 불을 부치기도 힘이 들고 그냥 숫을 넣었다.

 7. 독은 신문지를 태워서 잡내가 나지 않도록 소독을 해야하고,

 8. 장 담을 때나, 담은 장이 숙성하는 동안이나, 장을 된장과 간장으로 분리해서 까지 장독은 정갈하게 간수해야 한다.

 

 

작년 초여름의 옥상 한켠의 모습

 

어제 생수를 떠 왔다.

전 같으면 준서할미도 옥상으로 올리는 것을 거들었는데, 준서외할아버지가 3층집의 옥상으로 올렸다.

일단 15리터 통으로 4통을 올렸다.

밑에 갈아 앉는 것이 있어 소금물 전량을 사용할 수 없으니 소금물은 여유가 있게 준비해야 한다.

숨을 몰아 쉬는 것을 보면서도 멀건히 서 있으려니 어찌나 애가 쓰이던지.....

우리집 옥상은 살아 있다.

일단 빨래줄이 있고, 장독이 있고, 나무꽃과 초화와, 쌈거리 채소를 기르니, 삭막한 곳이 아니고, 살아 숨쉬는 공간이다.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바람과 햇빛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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