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봄날 같은 날씨...

이쁜준서 2009. 2. 1. 10:13

오랫만에 비가 오기는 왔다.

작년 늦봄부터 비가 간간이 온 적도 있지만, 작년 늦봄부터 가뭄이 계속 되었다.

시원하게 한 줄기 내리는 소나기도 귀했고, 여러사람들이 하는 강변의 텃밭에는 김장채소를 갈아 놓았다. 가뭄으로 포기한 곳도

여러 곳이였다.

준서할미의 텃밭에는 누가 주셔서 새끼손가락 보다 약간 작은 더덕도 심어 놓았고, 취나물 씨도 넣어 놓았고,

11월 들면서 뿌린 상추, 시금치, 겨울추, 비가 오지 않아 뿌려 놓고도 억지로 크서 질겨 수확을 못한 조선배추도 있고,

비닐을 덮어 놓은 마늘도 있다.

비의 양은 작았지만, 속 흙은 젖지도 않았을테지만, 그래도 작물들이 휴~우하고 숨은 몰아 쉬었을 것이다.

옥상에 있는  화분들도 강추위에 뿌리가 얼까 싶어 물을 주지 않았는데, 이렇게 눈이오고, 비가 온 뒤 바로 강추위가 없어

오랫만에 물을 먹었을 것이다.

 

한 이틀 질금거리고 비가 왔다고, 오늘은 화창하다.

어제 산 메주를 씻어 말려야 겠다.

 

          

 

어제 무청시래기를 삶았다. 텃밭에서 거두어 들인 무청이다.

TV 에서 보니 무청씨래기를 삶아 바로 씻지말고 불을 끄고 하룻밤을 그 물에 담긴채로 재우고 씻으면 부드럽다 해서

그렇게 했다.

본래의 무청이 부드러워서 그런지 하룻밤을 재워서 부드러운지는 몰라도 무청은 부드러웠다.

삶고, 8번 행구고( 어느 것이나 묵나물은 삶아서 그 정도로 여러번 씻어야 한다) 준비 해두었으니 다양한 반찬을 할 수 있다.

된장을 멸치 몇마리 그냥 넣고, 된장을 풀고, 매운고추를 썰어 넣고 바글바글 끊이고, 무청시래기 나물을 생무를 조금 채 쳐서 넣어

된장과 간장을 합해서 조물조물 무쳐서, 뜨신 된장을 넣어 비벼서 먹으면 두어번 쯤은 진수성찬은 저리 가라이다.

 

친구들이 준서할미를 먹는 것에는 까다로운 사람이라고 한다.

음식점의 쌈도 먹지 않고, 식재료를 살 때도 꼭 흙이 묻은채로 사고, 마른 식재료를 사는데 까다로워서 그렇게 말을 하지 싶다.

그냥 된장과 나물만 있으면 되니 준서할미 생각에는 참 수더분한 것 같은데....

무청시래기를 삶고, 씻어보면 길에서 파는 것을 사올 수가 없다.

그래서 무청시래기 엮어서 말린 것을 사다 삶아서 먹는다.

가스불과 수도물을 생각해보면 많이 비경제적이긴 하다.

 

오늘은 봄날처럼 따뜻하다.

양력 2월 말경에는 옥상에 상추 씨를 넣어야 겠다.

텃밭에는 싹이 올라온 상태로 썸채소들이 겨울을 나고 있는데, 비가 오지 않아 다 말랐는지? 아니면 다 얼어버렸는지? 

텃밭에는 배추 수확 후는 가질 않았다.

옥상의 꽃몽오리들이 봄처럼 따뜻한 날의 햇빛에 녹아나는 중이다......

 

준서할미는 기축년 첫 말날에 장을 담을려고 장단지도 준비했고, 소금도 마당에서 30Kg 한포를 올렸다.

장을 담고 남으면 다른 항아리에 넣어 두고 먹으면 된다.

옥상의 꽃몽오리보다 더 준서할미는 따뜻한 날의 햇빛에 녹아난다.

준서외할아버지와 옥상에서 커피 한잔도 했고, 간혹 돌이 있는 노란 찰기장 2Kg 을 씻어 말린다.

바다가 가까이 있다면 아마도 겨울바다로 나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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