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식구가 둘이나 더 있으나 / 지내기 나름...

이쁜준서 2008. 6. 20. 22:19

 

 박물관 앞 뜰에서,

바닥이 약간 경사진 곳에 있기도 하고, 관리를 늘 하는 것도 아닐것이고,

옹기뚜겅이고, 모양도 반듯하지 않다.

준서할미 눈에는 예전 포장치고, 마당에서 잔치하던 시절의

잔치집 마당 같다.

저 독들이,두루마기 입으시고, 갓을 쓰시고,

술이 약간 취하셨던 그 당시의 어른들 같다.

 

장마가 온다고 해서 나름 파도 한단 사다 묻었고, 찬거리도 좀 사두었다.

매실도 담아 두었고, 수박도 한덩이 샀고, 토마토도 한 박스 샀고, 찜고추도 2Kg을 샀다.

짙은 파란색의 비닐에 4Kg 을 넣은 것은 보이긴 하나 고추 크기가 크보여서 망설이다 샀다.

한봉지에 14,000원이니 친구와 나눈 반봉지는 7,000원이다.

밀가루를 묻혀 수증기로 쪄서는 각종 양념에 버무리면 내가 좋아하는 반찬이다.

고추가 크서 혹여나?  �는데 맵지 않고, 맛이 있었다.

잔 손질이 가는 음식이다.

 

깻잎을 씻어 모양 좋게 챙기기까지 손이 많이 간다.

그렇게만 준비하면 반 이상은 한 것이다.

살짝 데쳐서 찬물에 식혀 양념을 하면 정성이 간 것이라 맛이 있다.

진간장에 액젖을 섞고, 매실 발효액으로 단듯한 맛을 내고,매운 고추를 다져서 함께 양념장을 만들고, 준비한 깻잎에 고루 고루 바른다.

준서에미가 어릴적부터 깻잎이나, 콩잎을 잘 먹어서 제법 두껍게 잡고 양념을 한다.

직접 양념이 묻은 것 말고, 양념의 맛만 배여 나오는 양념 없는 것을 좋아 했기에 그렇게 담아 왔다.

준서도 그런 반찬을 좋아한다.

잔 손질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오이지를 담구었다.

준서에게 가져 갈려면 집에서 먹듯이 물에 담굴수가 없어, 다시 오이지 장을 만들었다.

집간장에 작년에 건져 손질한 매실 알갱이와 매실청으로 단 맛을 맞추어 만들었다.

내일 이면 다시 끓여야 할것이다.

오이지도 손질이 가는 음식이다.

 

각종 푸성귀로 찬을 만들면 잔 손질이 많이 간다.

제대로 찬을 만들어 먹을려면, 두 식구라 할지라도 늘 주방에 있어야 한다.

그러니 준서할미 가끔식 만들지 내 자녀들이 자랄 때, 또 도시락 찬을 하던 그 때처럼은 못하고 산다.

우선은 체력부족이다.

 

깻잎 반찬을 하면서 내 자식들도, 준서도 생각났다.

잔손 가는 것이라 엄마표 반찬이라고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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