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중 잠간 개인 날씨인데, 요즘 우리들 세상사 같아서....
차를 타면 나는 비교적 자리를 잘 비킨다.
내가 학생일 때는 나만 그런것이 아니고, 학생이건, 젊은 사람이건 다 노약자들에겐 자리를 양보하는 세태였다.
지금도 준서또래의 어린아이나, 아기를 데리고 있는 아기엄마들, 또 노인분들께 자리를 양보한다.
그런가 하면 짐이 버거울 때는 자리를 두리번 거리기도하고, 또 젊은이들이 양보해 주는 자리에 미안한 맘으로 또한 고마운 맘으로 앉는다.
5월에 제주도 관광을 갔을 때의 일이다.
비행기에서 내려, 잠깐 공항건물까지 가는 버스를 탔을 때였다.
버스를 탔을 때는 빈 좌석은 없었고, 태반이 서 있었는데, 나를 보더니 얼른 자리를 양보하는 여자분이 있었다.
나에게 자리 양보를 할 만큼 그리 젊은 사람이 아니여서, 괜찮다는 내 말에 금방 갈건데 앉으세요라면서 저 만큼 문쪽으로 가 버렸다.
나도 남에게 자리를 양보하고는 듣는 인사가 민망해서 저만큼 떨어진 자리로 옮기는데 그 사람도 그리했었던 거다.
그 자리에 앉으면서 황당했고,
한번은 비 오는 밤에 버스를 탔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여자 분이 내 곁으로 왔다.
빈 좌석이 없다 뿐이지 서 있는 사람은 두서넛이었고, 밤 시간이라 차는 흔들거렸고, 차 바닥은 빗물로 미끄러웠다.
얼른 그 여자분께 자리를 양보하고, 몇 좌석 뒤로 갔는데, 가만히 보니 염색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나보다 더 젊은 사람이였다.
나의 엉덩이 가벼움에 황당했고.
어제는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왔다.
계산을 할려 했더니, 할머니 오늘은 액수가 많습니다.
3개월 안에 오시면 진찰료가 없는데, 진찰료도 있고, 뜸도 하셨고,(검지손가락에 뜸두개를 뜨고는) 6,000원입니다라 말했다.
오신지가 1년이 넘었습니다고, 진료실에서 한의사선생님의 부연 설명이 이어졌다.
3,500원을 약간 넘었는 가격이었는데, 물가 상승률보다 훨씬 더 많이 진료비가 올랐다.
뜸값이란 이름을 붙이기 위해 손가락에 뜸 두개를 얹었던 모양이다,
한의사선생님의 말씀에 1년동안 오지 않았으면 잘 살았네요 라 하고는 나왔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참으로 빤질빤질하다 생각되는 젊은이들도 본다.
젊은이들이 그런 모습으로 변한 것보다, 세상사는 더 많이 변했다.
밤이면 인도에 있는 벤취에 남학생의 무릎을 베고 아예 길게 누운 여학생도 본다.
젊은이들이 꼭 껴 안고 있는 것은 너무 흔하게 보니, 말할 건덕지도 아니고,
아마 술이 취했거나 몸이 아픈 경우인지는 모른다.
각자의 형편만 생각하면,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각자에게 타당한 이유가 말이다.
아무리 타당한 이유가 있다해도 해서는 안될일을 세상이 급작스레 변하면서 가르치질 못했다.
어디 글에 보니, 젊은 사람의 항변이 있었다.
다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 많이 힘이 들면, 정중하게 자리 양보를 부탁하라고 했다.
노인분이 올라 오시면, 칠순, 팔순의 내 부모님 같아서, 어린아이가 올라오면 우리 준서 같아서, 임신한 젊은 새댁이나, 아이 업은 젊은 엄마를 보면,
업고, 가방은 들고,얼마나 힘들까 싶어서 자리를 양보한다.
이런 세대는 우리가 끝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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