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지 않게 아침 시간을 보내는데, 이웃의 친구가 청과물 시장을 가자면서 전화가 왔다.
평소엔 전날 내일 가자고 의논을 하는데, 갑작스런 연락이었다.
일기예보에 낮 기온은 30도가 되겠다더니 지금은 더운데, 아침 시간 열린 차창으로 들어 오는 바람은 딱 상쾌함이었다.
다른 해 같으면 김장 때까지 마늘을 다 준비하는데, 아직 준비 못하고 지냈다.
김장 때까지 저장을 하면 썩은게 많이 나와 올 해는 평소 먹을 것 두접 정도나 사면 된다 생각하고 있어 그랬는지 맘이 여유로웠다.
한 이틀 비가 와 그렇다면서 청과에 물건이 그리 많지 않았고, 사러 오는 사람도 또 그리 많지 않았다.
생산자가 싣고 오는지 차들이 작아 보였다.
먹는 우리는 좋다, 10Kg 한 상자에 7,000원
농사 지으신 분들을 생각하면 농가에서는 5,000원이라도 받으셨을까?
화분에 얹어 놓고, 덩굴식물을 기루는 예전에 싸리로 엮어서 만들었던 병아리 장 같게 생긴것이 요즘 보였다.
집 근처 화원에서는 그렇게 된 화분만 오지 그것은 살 수가 없다 해서 칠성시장 꽃에 필요한 것이면 무엇이고 있는 도매상으로 갔다.
큰 화원에서 주문 생산을 해, 우리도 그 물건은 못 구합니다란 답이였다.
칠성시장 꽃집 구경을 하고, 또 손에는 부겐베리아 포트를 하나 사 왔다.
친구는 나와 다른 꽃을 세 포트나 사왔고.
Bougaianvillea (Boo-gain-vil-le-a)
잎이 싱싱하지 못하고, 꽃도 지는 길이라....
청과물 도매시장이나, 종합도매시장도 한산했다.
다른 때 같으면 꽃시장을 돌아 다니면 구경하는 사람도 많았고, 구경하다보면 다들 사 갖고 갔는데,
이젠 구경하는 사람이 있어야 팔건데, 집집마다 꽃은 잔뜩 들여 놓고, 팔리지 않으면 덜 싱싱하니 헐하게 파는 꽃들이 늘어 난다.
내가 산 부겐베리아도 5,000원에 팔았던 것을 3,000원에 사왔다.
잎이 덜 싱싱해서 그런거다.
기름값이 오르고, 화물 하시는 분들이 채산이 맞지 않으니, 파업을 하고, 전국적으로 물량이 돌지 않으니
생산도, 또 소비도 꽁꽁 얼어 붙는 것이다.(화물 연대 협상 타결이라는 뉴스를 보았다)
비료값은 오르고, 아직은 심겨진 작물이 있으니 모르지만, 시골에서도 심어도, 채산 맞추기 희망이라도 걸어 볼 형편이 않되어,
농작물 심기를 포기한다면, 세상 인심은 끝장이 나는 것이다.
나라 전체를 따져보면 농사는 채산을 맞추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인심의 근본이고, 환경인데, 큰 틀에서 생각을 해 주어야 할 것 같다.
옥상에 식물이 있으면, 한 여름에 훨씬 덜 덥다.
사람이 살고 있고, 사람이 먹을 것을 정성으로 심어 가꾸는 기가 있는 벌판과, 풀등이 무성해도 녹색이긴 하겠지만,
사람의 기가 들어 있지 않고, 한숨으로 보는 녹색의 그 벌판이 우리에게 어떤 기를 전해 줄까를 생각해 본다.
내 블로그 벗님들이 농사를 하셔서, 농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비가 오지 않아도, 비가 많이 와도, 경유값이 올라도, 비료 값이 인상된다고 해도 걱정이 되는 것이다.
내 벗님들의 문제가 아니고, 큰 틀에서 보면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다.
소설가 이외수님의 TV 출연 말미에,
정치가에 거는 기대는 없고, 국민들이 쇠고기문제나 독도 문제에서 너무 패배의식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국이 아무런 희망이 없는 나라처럼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는 말씀에 동감이 된다.
그렇다 우리가 희망을 가지는 한 희망은 있는 것이다.
준서세대가 자라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보물인 준서세대가 자석교구를 만지고, 서로 얼굴을 붙잡고 우하하 우하하 하면서 자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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