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옥상 식물들과 친구한 날

이쁜준서 2008. 6. 18. 12:02

날씨는 바람만 불고, 하늘은 잔뜩 찌쁘렸고, 옥상에서 일하기엔 적당한 날이었다.( 어제의 일)

다른 일을 하기엔 몸을 용량초과로 일을  한 다음인지라, 앉을뱅이 프라스틱 의자를 들고 다니면서 딱딱해진 화분의 흙을 하나 하나 일구었다.

가벼운 전지가위 하나, 꽃삽하나, 숟가락 하나를 들고, 잎도 정리하고, 흙도 일구었다

그런 일을 하는 동안에는 잡념이 없다.

지금 일구고 있는 화분에 심겨진 식물의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하면서 되도록이면 깊이 일구어 주려는 생각뿐이다.

오래된 나무나, 다년생 식물들은 숟가락 총도 들어가지 않는다.

싹 엎어 뿌리 사이 사이에 다져져서 물도 들어가지 않는 흙을 털어서 분갈이를 하면 좋지만 큰 화분은 마음대로 할 수도 없고, 숟가락 총으로

물이 스며들게 흙을 뚫어 준다.

 

 분갈이 한지가 4~5년된 나무이다.

지금도 큰 화분에 담겼는데, 더 큰 화분으로 분갈이를 해 주던가 저 분에 다시 한다면 뿌리를 많이 끊어 주어야 해서 분갈이를 못하는 나무이다.

봄이면 이쁜 꽃이 저렇게 많이 피어나는데, 어찌 뿌리를 건들이나 싶어 그냥 키우고 있다.

일년에 오늘처럼 두서너번을 흙을 일구어 주면서 키운다.

 

식물이 적응하는 것을 보면서 많이 배운다.

취나물을 심었다.

 원래 봄에 올라 왔던 것은 꽃대궁이가 훌쩍 생겼다.

그런데 그 옆에서 저렇게 뿌리가 뻗어 새로 포기가 생기고 있었다.

아직도 속에서 작은 잎이 올라 오고 있었다. 신기해라

 

 

 밑둥에서 본 모습이다. 어린 새 잎도 보인다.

반들 반들한 어리다 싶은 잎사귀를 조금 따 입어 넣었다.

강한 취나물향과 쌉싸름한 맛이 일을 다 할 동안 입에 남아 있었다.

 

 

                                                                                               취나물 꽃몽오리

 

 작년  늦가을 취나물이 왔는데, 이제 심어서 뿌리가 활착할 시간도 없는데, 겨울을 날까...?

고맙게도 봄에 새 순이 올라 왔다

스티로폼 딸기 박스에 심었더니 보온이 되어 뿌리가 얼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흙이 깊지 않아 취나물에게 미안스럽다.

한 두 포기도 아니고, 그렇게 넓게 심을만한 그릇이 없다.

 

 

 

 유홍초와 풍선덩굴이 나란이 있다.

유홍초는 아주 작은 나팔꽃이라 생각해도 될만큼 나팔꽃이랑 닮았다.

같은 덩굴식물이라도 유홍초는 덩굴줄기가 감아서 올라간다.

풍선덩굴은 덩굴손이 나와 지주에 감기고, 그 덩굴에서 꽃이 핀다.

 

                                                                                                  유홍초의 덩굴이 감긴 모습

어제 정리하면서 보았더니 5가닥이나 덩굴이 한 지줏대에 감겨도

질서 정연하게 감겨 있었다.

 

 

 

관엽식물인 모양인데 이름은 모른다 했다.

베고니아와 함께 데려 왔는데, 역시 뿌리에 문제가 있다.

겨울에 실내에 들이는 식물은 더 늘이면 않되는데...

 

                                                                                               방울토마토가 저렇게 싱싱하고, 컸다.

                                                                                                     더 많이 크면 섶을 감당하기 힘이 드는데,

                                                                                               흙을 일구어 준 일부의 화분들,

햇빛도 고루 받아라고, 화분도 방향을 틀어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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