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대구 와룡산 / 오랫만에 와룡산으로....

이쁜준서 2008. 6. 9. 00:42

대구 와룡산은 해발 299.6 m 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

인근에 아파트가 많고, 단독 주택단지도 있고, 사는 곳에서 쉽게 오르게 등산로가 되어 있어 오르는 길이 여러 갈래이다.

3년전부터 소나무제선충으로 소나무가 죽어 베어 훈증을 하는지 벤 소나무는 갑바천으로 군데 군데 덮어 두었고,

3년전 대대적으로 소나무를 베고는 불을 놓기도 했었고, 어떤 지점은 민둥산이 된곳도 있는데, 1년이 지나고 2년으로 접어 들고 보니

멀리서 보면 그래도 녹색이 보이기도 한다.

 

준서를 보내고 올 3월초에 친구랑 가까운 코스로 올랐을 때  산능선을 타고 오르다 보니 소나무를 많이 벤곳을 지나니 그 활량함에

가기 싫었던 곳이였다.

준서외할아버지가 한 5년만에 와룡산을 갔을 것이다.

산 초입에서  다시 내려온 곳 까지 2시간 30분정도 산에서 있었다.

 

 

 

이곳도 소나무를 베어 내고 안쪽은 낙엽송들을 심어 놓았고, 길가 쪽으로는 저렇게 싸리가 사람 키와 비슷했다.

이쪽으로는 길은 있으나  별 이용하지 않는 길이었다.

예전 같으면 베어서 마당 빗자루로 만들기에 적당했다.

 

 

 자연스레 어울린 것에는 싸리나무도, 아직 어린 밤나무도 있었다.

2~3년만 그냥 두면 밤나무에 밤도 열릴것이다. 원래 사람이 잘 다니지 않았던 안쪽으로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토종 밤나무가

있었다. 그러니 자연스레 밤나무가 퍼진 모양이다.

 

 

 이름 모를 나무도 열매가 맺혀 있었다.

그냥 이대로 5년만 더 가면 여러 종의 식생들의 보고가 될런지도 모른다.

전에 등산로가 있었던 때엔 산초나무, 잔도라지, 구절초, 청미래덩굴등, 진달래, 나리등이 있던 곳에는 조림으로 길이 없어져 버려

사람의 래왕이 없어 좋아 보였다.

내가 갔던 등성이 길은  나무를 베어내고, 조림을 할 때의 작업로였던지 길이 넓었고, 한편은 조림지이고, 한쪽은 낭떨어지였다.

 

조림지이다.

 

 

 

 

 위의 길은 아카시아가 숲을 이루는 길이였지만,

와룡산에는 큰 아카시아 나무가 많아 꽃이 필 때면 바람에 실려온 아카시아향은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집 열려진 창으로 들어와 한바퀴 휘~이 돌아 나가기도 한다.

 

도토리 나무가 많아 가을이면 바지런한 사람들은 두어말도 줍는다.

 

 경사가 제법 있고 길어서 처음 가는 사람은 저 길만 오르기에도 서너번은 쉬어야 한다.

그래도 숨조절을 하면서 한번도 쉬지 않고 올랐다.

저 길 끝에 오르면 오른쪽으로는 헬기장으로 가고, 왼쪽으로는 용머리쪽으로 가는 길이다.

 

 

 

 

용머리쪽으로 가는 길이다. 돌이 많고, 얕은 고개를 넘어서 다시 용머리 산을 올라야 한다.

일요일이라 사람들이 많았다. 저 길로 가면  시야가 탁 틔인 곳이 있고,

그곳에서 쉬는 사람이 많아 한적한 때를 틈타서 담아 왔다.

 

 

 

내가 처음으로 와 용머리로 가는 이 길에는 솔잎이 떨어져 길에 푹신하게 깔려 쿳션감이 좋았다.

그리고 저런 바위와, 또 아주 큰 바위도 있다.

지금은 사람에 밟혀 흙과, 잔돌이 있는 발가숭이 길이 되었다.

 

 

 

생강나무 열매이다.

저 나무는 깊은 곳에 있었고, 준비해간  차나 오이등을 먹으며 쉬었던 바위는 높았고,

봄이면 생강나무꽃에서 향기가 좋았던 장소인데, 생강나무가 몇년사이에 많이 자랐다.

 

 

이곳이 용머리이다. 저 하얗게 긴것은 경부고속도로이고, 산 뒤로 보이는 곳은 금호강 넘어인데,

세천인지? 박곡인지? 잘 모르겠다.

 

5년여전에만 해도 용머리 쪽에는 고사리도 꺾을 수 있었고, 잔도라지, 취나물도 더러 있었다.

자귀나무도 있다. 용머리 정상에서 서재쪽으로 넘어 갈 수도 있다.

용머리쪽으로 넘어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방천리에는 쓰레기매립장이 있어 날씨에 따라 아주 고약한 냄새가 나는 날은

용머리쪽으로 가지도 못했었는데, 이젠 거의 매립 한도가 찼는지 가스를 뽑는 시설도 보이긴 했다.

 

오늘 와룡산에서는 맘이 무거웠다.

남아 있는 아름드리 소나무들도 하마 나무 전체가 발갛게 말라 있는 것도 있었고, 소나무 전체가 마르는 듯 보였다.

아마도 와룡산에서 소나무가 다 사라지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인근 아파트, 주택, 등이 많아 와룡산이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 나무도 면역성이 떨어져 그런것 같게만 느껴 졌다.

물론 제선충 때문이었지만 나의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다.

휴식년제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산을 찾는 사람들이 하 많으니 그럴 수도 없는 도심의 야산이다.

 

너무 고단해서 잠도 오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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