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나무들은 겨울에 옥상에 그냥 둔다.
자스민, 오렌지 는 실내로 들이지만,엔간한 것은 옥상에 그냥 둔다.
물을 영 안 줄수도 없고, 또 물을 잘못 주면 뿌리가 얼어 결국엔 죽어 버린다.
그 중 제일로 신경 쓰이는 것은, 늦가을 쯤에 옮겨 심었을 경우 아직 뿌리가 덜 발달한 상태로 겨울을 나게 되는 나무들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실내로 들인다고, 다 싱싱한 것도 아니고, 추운 기운 밑에서 커야 싱싱해지는 나무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작년 겨울은 늦게 심은 나무를 옥상에 두었고,준서외할아버지가 누비 이불을 잘라 어찌 어찌 건수를 하더니
죽지 않고 다 봄을 맞았고, 새순들이 연녹의 손을 폈다.
공작 선인장이 꽃을 피울려 한다.
꽃망울에 꿈을 담았다.
곧 피어 날려 한다.
공작선인장은 피면 꽃이 크고 화려하기도 하지만, 끝이 붓끝처럼 보이는 꽃몽오리 모습도 예쁘다
필려는 꽃몽오리와 생명 없는 저 녹색 끈이 대비되어 안쓰럽다
나무나 풀꽃들이 겨울에는 땅의 기운으로 동면상태일거라 생각한다.
나무를 기루시는 분이 그런 이야기를 하셨다.
잎이 돋아나는 시기가 되는 곡우가 되면 땅의 기운으로 물을 빨아 올리던 것이 이젠 하늘의 기운으로 살게 되어 고로쇠, 다래나무들의 물이 나지 않는다 하셨다.
나는 땅의 기운이 두 가지 단계가 있는 것 같다.
아주 추운 겨울에는 동면의 상태라면, 그 다음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는 나무에 동면을 깨우는 땅기운으로 물을 나무에 올리는 단계의 두 단계.
그러다 새 잎이 돋아나는 곡우쯤이 되면 이젠 하늘의 기운으로 꽃을 피우고, 잎이 점점 넓어지고, 하늘의 기운을 제대로 받아 들이는 시기가 되면,
뿌리도 확장 시키고, 땅과 하늘의 기운으로 나무가 성장 할거라 생각한다.
준서할미 나무를 모른다.
화분을 기루다 보면 다 시기가 있는 것 같아서이다.
늦가을엔 낮에도 괜찮았는데, 밤이되면서 떨~하니 추워서 여린 잎이 얼어 버리는 추위가 온다.
화분들을 실내로 들일려면 우선 알미늄샷시로 만든 받침대도 �고, 화분받침도 씻어야하고, 이방, 저방, 거실로 생각해서 배치해야 하는 큰일이다.
저 지난해는 준서와 갑작스레 그런 일이 걱정되어 좀 일찍 화분들을 들였다.
그랬더니 군자란은 꽃을 그 이듬해 여름에 피웠고, 일정 기간 추위를 견디어야 하는 꽃들은 피지 않았다.
땅의 기운으로 자라야 하는 기간이 있고, 하늘의 기운으로 자라는 기간이 있음을 간과 했던 것이다.
하늘의 기운으로 자라는 기간에는 비록 실내에 있더라도 통기가 되어야 한다.
공작 선인장의 꽃을 피우기 위해, 냉방에 두고, 자주 자주 창문을 열어 주었다.
그랬더니 저렇게 꽃을 피우려 한다. 고맙게도.
오렌지 나무 화분이 크서 일찍 실내로 들였다.
옥상에서보다 거실의 기온이 따뜻하니 조롱조롱 꽃이 맺히고, 향기가 나면서 피어나고,또 열매들이 조롱조롱 도드라졌다.
얼지 않을만큼의 동면기가 필요한것이라 굵어 가던 열매가 떨어지고, 나무 잎에 진덕 진덕한 액이 나오고,
나무 잎 뒤엔 란 잎에 생기는 빈대같은 충이 붙어 있고, 통기도 모자라서이다.
상처투성이 나무가 다시 꽃을 피우고 있다.
나무다운 나무를 키워 본적은 없고, 꽃을 볼려고 화분에서 나무를 길러 짐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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