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원에서 파는 풀꽃인데, 누군가가 살짝 심었는지?
주위로 보아서는 심은 흔적이 없는데, 땅에서 올라와 자랐을까?
저리 생생하게 피었다. 땅기운을 받고서.
어제는 마트에 갈 일도 있고, 무릎도 아프고, 산에 가지 않았다.
마트에 같이 가 준다는 준서외할아버지더러는 오후에 가자 해 놓고는 삶은 빨래를 했다.
그러면서 욕실 벽 바닥까지 씻어 내었다. 작년에 오랫동안 일만 있으면 해 주시는 분이 하셨는데,
이젠 넘어지면 안되는데 라면서 꺼끌꺼끌한 타일로 해서 한번씩 고형비누를 욕실바닥에 칠하면서 솔질을 해야 깨끗하다.
샤워부스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직접 욕실바닥에 물을 부으니 더렵혀 진다.
열무김치를 담구었다.
직접 농사지어 인도에 앉아 무더기로 파는 열무와 얼갈이 배추를 샀는데, 4,000원어치가 김치를 담구어 놓으니 찜통으로 한통이다.
김치 냉장고 통으로 두통은 됨직한데, 통은 하나밖에 빈것이 없는데,걱정 아닌 걱정이고.
준서가 있을 때는 열무김치를 거의 담지 못했다. 그런 잔손질 가는 반찬은 할 수가 없었다.
빨래하고, 준서 먹이는것, 산책가는것, 준서와 노는것, 그렇게 하는것도 힘겨웠으니 말이다.
겨울에도 우리 욕실 바닥은 젖어 있었다. 물놀이를 좋아하는 준서에게 따뜻한 물을 보충해주면서 아주 아주 추운날 말고는 늘 물놀이를 했으니까.
그러니 늘 옆에 같이 있어야 했으니 잔손 가는 반찬은 할 수가 없었던 거다.
물김치 한통 먹는 사이에 김장김치를 먹지 않으니 반통은 남게 된다. 가까이만 있다면 저 물김치 갖고 갈 사람은 많은데, 인천으로 부산으로, 일부러 차를 가지고
와야 할 거리에 있거나......
물김치를 담글 때 채소를 길게 씻어서 소금에 절이고, 담글 때에 가지런히 해 자른다.
한줄기 한줄기 씻을 수 있어 그렇게 한다.
준서외할아버지랑 마트에 가 얕은 산에 갈 때 생활방수가 되는 얇은 등산복도 사고.....
준서외할아버지 좋아하는 삶은 돼지고기도 했었고.
묵은 마늘이 싹이 나 통통한 마늘이 없어, 옥상에 달래를 조금 캐 왔다. 마늘편 대신으로 할 만했다.
청양고추 아주 얇게 쓸고, 민들레 김치를 곁들이고, 상추쌈에...... 양파가 떨어져 양파장은 만들지 못했고.
젊었을 때와는 달리 음식이 맛 있으면 맛있다는 말을 한다.
아주 아주 힘든날은 준서외할아버지! 나 커피 한잔 주세요라 한다.
그러면 몸이 움직이기 싫은 모양이다 여기고, 커피 한잔을 준다. 아주 아주 가끔 있는 일이라 그 커피 먹는 맛도, 기분도 좋다.
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일을 깡으로 한다.
그런데 이젠 안된다. 무거운것 배에 붙이고 억지로 들고나면, 그 다음날 무릎이나 다리가 아프고, 밤 늦도록도 못하고, 새벽에 일어나서도 못한다.
그래도 성질은 남아 있어서 한순간 무거운 화분 들고나면 몇일을 고생할 때가 많다.
아직도 실내에 있는 화분들을 보면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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