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을 걸으려 운동화를 신고 나섰다.
한 동네에 사는 한 살 아래의 아우를 만나 활 시위처럼 생겼다고, 궁산이라는 준서의 산책 장소에
잇 닿아 있는 산으로 올랐다.
높이도 자세이 모르는데 정상석이 있긴 했지만 사람이 걸터 앉아 뽑혔던지 사방을 잔돌로 싸 놓여있었다.
누군가 높이를 물었고, 답하는 사람도 300미터가 못 될것이라는 말을 하고 그랬다.
정상석이 있는 곳엔 제법 널펀했고, 대형의 훌라후프가 3개가 있었고, 맨손체조도하고 그랬다.
내가 처음 이사와 10여년 전 사람이 잘 오르지 않을 때는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솔잎이 푹신하도록
깔려 있었고, 솔향도 나는 그런데로 멋이 있는 산이었는데, 그동안 불도 한번 났었고, 근처에 아파트도
들어서고, 체육시설도 되어있고, 걷는 길은 맨들맨들 흙길이 되어버렸다.
그런데도 산이라고 솔향도 나고, 정상에서는 대구가 분지라는 말이 실감나도록 시야를 빙빙
돌리면 멀게 눈이 하얗게 온 팔공산도 보이고, 앞산도, 비슬산도, 가야산도 보이고,
비록 수량도 적고, 오염된 물이지만 금호강도 보이고, 금호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지점도 보이는
곳이다.
겹겹이 보이는 산은 그림 같았다.
얼마 떨어져 있는 곳 와룡산엔 몇년전에 소나무 병이 번져서 마주 보이는 산엔 민둥산이고,
듬성듬성 나무가 심겨져 있었다.
그래도 와룡산은 길어서 용머리쪽까지 가면 왕복 2시간 반정도가 걸리고, 용 꼬리쪽으로 따라서가면
사람 인적이 없는 곳이 많아서 고라니도 있고, 꿩의 놀람에 나도 놀라게 되는데 왕복 3시간 반정도는
걸려야 하고, 높이도 궁산보다는 높다.
3년간 놀던 산책을 이제는 시작한 거다.
이렇게 가까운 야산을 가다 날씨가 풀리면 팔공산을 갈 생각이다.
2월에 모임에서 준서할미가 자유가 되었다고, 모임날 팔공산을 가기로 했다는데, 준서를 돌보러
가면 갈 수가 없다.
아마도 먼산은 3월에나 갈 수 있을 것 같다.
얼굴에 닿는 찬기운은 참으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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