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할미" 란 호칭(글에서 나를 할미라 불러서)

이쁜준서 2008. 1. 17. 23:06

 

우리가 어떤 행동과 말을 할 때는 거의가 무의식으로 할 때가 많을 것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다 이유가 있기도 하다.

 

"준서의 커 가는 모습들" 에서 나를 "할미"란 호칭으로 불렀다.

준서외할아버지란 호칭으로, 준서에미, 준서아빠, 준서이모 그렇게 불렀다.

준서가 중심이 되어서 아마도 그렇게 불렀을 것이다.-생각을 해 보니-

나 자신을 글에서 "내가, 나" 등으로 부르기 보다 아마도 "할미"라는 말이 은연중 나왔지 싶다.

 

준서이야기를 쓰면서는 종일 준서와 놀았던 이야기를 컴퓨터 앞에  앉았을 때 생각나는대로

정리했다.

준서가 세살 때엔 준서에미에게는 메일에 사진을 첨부해서 보냈고, 블로그엔 블로그대로 정리를

했었는데, 준서가  더 컸기에 네살 때엔 준서에미도 블로그로 준서의 근황들 보게 되었다.

그리해서 준서에미 보라고 사진도 더 올리게 되었고 그랬다.

 

처음으로 오신 어느 분이 그러신다.

식구들의 호칭을 객관적으로 부르고 표현하느냐고?

"여보" 란 말 대신에 준서에미의 이름을 앞세우고 누구누구 아버지라 했었고,

시어머님께는 어머님 아들이요 라

시동생에겐 형님이요 라

시누이에겐 아가씨 오빠가 라 그렇게 불렀다.

 

친정엄마가 결혼을 앞 둔 나에게 하신 말씀 중에는 시어머님을 아이가 있다고 할매라 부르지

말아라 하셨다.

 

계기가 되어 생각을 해 보니 그렇다.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그리만 된다면 남편도 더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고, 자식들에게도 더 관대해 질 것 같다.

 

우리 거실에 빈 새둥지가 있다.

아직 준서가 못 본 것인데 1월말에오면 보게 될것이다.

아기새들은 자라서 날아가고 빈둥지이다.

붉은 오목눈이의 둥지라 했다.

새가 그 부리로 만든 것인데도 얼마나 조밀하게 만들었는지 신기할 뿐이다.

할미가 준서에게 읽어 주었던 동화책에 아기새가 빨리 날고 싶어 엄마에게 조르는 장면도,

날고 싶어서 새둥지의 가장자리에서 폴짝폴짝 뛰다가 떨어지게 되면서 날아졌던 것들이

이야기 된 책이 있었다.

 

준서가오면 저 새둥지를 보면 그 이야기에서의 아기새의 맘을 잘 이해하게 될것이다.

 

낳아서, 길러서 둥지를 떠난 자식들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면 내 마음의 포용력이 넓어지지 않을까?

그리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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