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키우다 보니......

이쁜준서 2008. 1. 14. 01:44

준서의 친구 복실이는 유기견이다.

작년 추석에 성묘을 갔다 산소에서부터 차까지 따라 와 두면 차에 치일 것 같아 데리고 온 강아지였다.

개를 키우다보니 예방주사를 맞게 할려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갔었고, 병원에서는 생후 2달 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했다.

들어온 유기견이라 이름을 "복실이"라 지었기도 했다.

그런데 오는 날부터 오줌을 주방 구석으로 가 누었고, 그래도 거실은 피했고, 뒷배란다에서

누라고 했더니 영리하게도 오줌, 똥을 가려 주었다.

 

한번 동물병원을 간 뒤로는 병원에서 오라는 날에는 맞추어서 가다보니 자주 동물병원을 갔었고,

그러는 사이에 준서가 만만해 하던 크기의 강아지가 큰개로 자랐다.

그집이나 우리집이나 3층에 살고 있고, 옥상에서 꽃을 키우는데, 그 집엔 옥상에 창고가 있다.

그 창고에 개 집을 만들어 주고 목 줄도 풀어서 키웠다.

정작 강아지가 졸졸 따라온 아들은 뒷전이 되고, 딸들이 밤에 귀가하면 옥상에 올라갔다 오고,

처음에 그 집 아저씨는 어쩌다 미운짓을 하는 개를 발로 찼다가 개가 그 집 아저씨만 보면

겁을 내어 숨으니 미안한 맘이 들어 운동겸으로 오르는 야산으로 데리고 다니다 정이 들었다.

 

그러니 밥을 주는 그 집 아줌마보다 개는 그 아저씨를 더 좋아하게 되었고, 밖으로 나갈 때는

목줄을 하고 가서 산에 오르면 목줄을 풀어 주었는데, 자꾸 가다보니 어느날인가에 인도로

걸어가면서 목줄을 풀어주게 되었다.

늘상 그렇게 다녔는데 어느날인가 개가 큰길-도로가 넓다- 로 내려 섰고, 차가 찌익하고

개가 차에 부딪혀서 붕 날아가고 잠시 혼절한 듯 했던 개는 주인이 부르는 소리도 모르고

정신없이 집쪽 방향으로 뛰어 갔다고 했다.

 

야산을 다 뒤져도 없고, 집에도 오질 않았고, 3일이 지났다.

그런데 옆집에서 아마도 옥상에 개가 한마리 있는데 이집 개이지 싶다라 해 가서는 웅크린 것을

이름을 부르니 일어나 데리고 왔었다.

한 일주일 가량은 밥도먹지 못하고, 겨우 일어났었는데, 그 일이 한 여름더위 전이었는데,

한 여름 더위에 지쳤는지 여름은 병원도 갔다 오고 했는데, 그 후로는 정상이 되었다.

 

개가 그리 교통사고를 당해 흔적도 없어지고, 개의 안주인도, 딸들도 찾을 때까지 얼마나 울었던지.

죽었다고 생각했던 개가 살아오고 그 다음부터는 그 개를 안주인이 아주 잘 거두고 있다.

 

그 개을 키우기 전에도 딸들이 개를 얻어 온다고하면 너까지 쫓아버린다고 야단 야단이었던

사람이다.

교통사고가 나기 전에 새끼를 못낳는 수술을 시키기도 했다.

유기견이라 12만원이었다 했고 아직도 그 집 아저씨는 5만원에 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친구는 자기의 그런 경험이 있으니 나더러도 강아지를 키우라 한다.

이젠 아직 젖도 덜 뗀 강아지 한마리를 구해 준다면서 준서외할아버지의 허전함도 생각해야지

하면서 오늘도 권하고 갔다.

키우다보면 정이 든다고.

유기견이었던 2개월 된 강아지가 "복실이"란 이름을 얻어 자라게 되었고, 교통사고로 죽은 줄

알았던 개를 찾게 되었고, 그렇게 키우다보니 강아지를 얻어 오겠다는 둘째딸을 함께 쫓아낸다던

그 친구는 이젠 누구에게나 개를 키우라고 한다.

그동안 여기 저기서 머리속에 스크랩 해 두었던 개 관련 상식을 펴 면서.

 

준서할미는 개 키우는 것도 싫지만 정이 드는 것은 더 싫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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