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작디 작은 서양란

이쁜준서 2007. 1. 24. 03:12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서양란은 꽃도 크고 화려한 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3년전인가 남편이랑 어디 갔다 오다 칠성시장(꽃 도매시장)에 들려서 풍란을 몇 점 사면서 잎이

얼룩 덜룩한 작은 꽃을 꽃은 피고 지어 꽃대만 있는 화분을 사왔다.

꽃이 피어 있다면 더 비싼데, 꽃이 없어 싼겁니다란 설명으로 흔히 보는 꽃이 아니어서 사 왔다.

그곳에서도 꽃명을 들었고, 친구 중에 작은 화분이 200개가 훨씬 넘는 이가 와서도 들었는데 지금은

꽃명을 기억 할 수 없다.

꽃포기의 키는 약 10센티미터이고, 꽃의 모양은 호접란 비슷하게 생겼고, 흰색이다.

가정집에서는 꽃피우기가 힘들다고 하는데도 매년 꽃을 1월에 피운다.

2006년도에 내가 꽃을 돌보지 못해서 남편이 물을 주었는데 거름을 못 먹어서 꽃송이도 작고 두 포기인데

한 포기에서만 꽃이 올라왔다.

얼마나 기특하고, 고마운지 이루 말 할수가 없다.

동양란 화분은 해마다 (5년이 넘게) 꽃 대가 3~5 개 올라 왔었는데, 올 해는 하나도 없다.

구정 전후로 피던 난이었는데 말이다.

준서를 돌 본다고 화분에 물도 줄 수 없었고, 거름도 줄 수 없었다.

봄 분갈이용으로 거름은 배달을 시켜 남편이 했는데, 여름을 나면서는 거름이 없었다.

또 올 해는 유난스레 뜨거운 날씨여서 난 화분도 몇개 말라 죽었고, 아주 오래된 치자등등 나무꽃도

뜨거운 해빛을 옥상에서 받다가 어느날 잎이 타면서 죽어버렸다.

내가 키우던 화분들이 난 화분까지 다 치면 한 100여개가 넘었는데, 2년간을 건수할 형편이 아니어서

꽃들이 많이 죽었다.

그래서 겨울이면 피는 서양란 신비디움도, 동양란도 꽃대가 없다.

지금은 거실에 들여 놓은 자스민이 새 순이 돋고 꽃 봉오리가 맺히기에 홍삼 캽셀이 있길래 물에 녹여서

주었더니 잎새들에 윤이 난다.

그러나 그들이 지금의 영양분으로 꽃이 피는 것이 아니고 겨울이 오기전 자라면서 꽃이 될 순을 간직하고

있다 지금 꽃대가, 꽃봉오리가 올라 오는 것을 말이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꽃 순도 있고, 눈에 보이는 꽃 순도 있지만 화려하게 또 충실하게 꽃을 피울려면

잎만 무성한 듯해도 그들은 그 때 꽃을 준비하는 것을.

겨울이 가면 봄이 오는 것도, 꽃이 피는 것도 다 꿈인 것을,

또 희망인 것을 말이다.

 

다음주면 준서가 온다.

온 몸이 꿈으로, 희망으로, 웃음으로 가득 찬 우리 준서가 온다.

올 해도 준서 에미는 바뻐서 한 달에 한번 오는 것도 매번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준서에비는 더 바뻐서 작년에는 3달만에 본 적도 있으니 말이다.

준서야!

외할아버지랑 외할머니랑 잘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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