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외출에서 들어 오면서 영덕게를 사왔다.
3마리를 사 왔는데 둘이서 석류술을 법주 잔으로 한 잔 곁들였다.
젊은 시절에는 남편도 회사 사람들과, 친구들과 어울리면 제법 술을 하기도 했는데, 근 10년이 넘게
술을 먹지 않는다.
우리가 맏이라 제사 때나 차사 때 형제들이 모여도 집에서 술을 않는다.
모두들 밖에서는 먹어도 술을 즐겨하지 않기에 우리 형제들만의 시간은 과일과 차 한잔의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명절 때는 남편을 비롯해서 종형제들이 11명이라 70대부터 젖먹이 아기까지 30명이 넘는 친척들이
모이면 거실, 안방, 아이들방, 주방등 사람이 가득하고 두런거리는 소리, 웃음소리, 아기들 울음소리
사람 사는 것 같다.
준서에미는 결혼을 했고, 작은 아이도 객지에 있고, 평소에는 우리들만이 사는 것이 4년이 지나 5년째 접어들었다.
그러다 작년5월에 준서가 오게 되었다.
준서에미가 방학이라 준서를 데려가 남편과 나만 있게 된 거다.
상를 치우고 TV를 보고 있던 남편이 아이 하나 더 낳을 걸 그랬다 했다.
그랬다면 지금 저 방에 있지 않겠느냐면서 말이다.
아마도 쓸쓸한 모양이었다.
평소에는 아이들이 객지에 있기에 준서에미만 해도 한 달에 한 번정도로만 오니 말이다.
더 있으면 무얼 해?
또 다 장성하면 우리 곁에서 떠나 갈 것을 말이다.
힘은 들어도 준서의 재롱이 우리 집을 생기있게 한다.
준서를 보내고는 남편이랑 산을 자주 찾아야겠다.
내가 좋아하는 꽃도 보고, 사람도 보고, 또 친구들과 같이하는 그런 시간을 만들며 살아야겠다.
서로 챙겨주면서 맛 있는 음식도 먹고, 못 하는 술도 기분으로 한 잔 하기도 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