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베르쿠치

이쁜준서 2007. 1. 28. 17:49

다큐멘터리(?)를 좋아한다.

거의가 꾸미지 않은 우리와 다른 삶의 모습이나, 생태계의 모습들을 볼 수 있어 좋다.

오늘도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몽골족의 알타이인의 독수리 사냥하는 모습들을 보았다.

영하 40도의 추위도 있다는 눈 덮인 허허 벌판에 달랑 한 가족만이 집 짓고 사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겨울에 독수리로 여우나, 늑대 사냥을 한다고 했다.(늑대 한마리의 모피 값은 알타이의 공무원 일주일 급료 정도)

그들이 기루는 것은 양종류, 낙타, 말, 소 등등이 있었고, 독수리 사냥을 갈 때엔 수십 키로미터를 가

이동식 가옥에서 숙식을 하면서 몇 일도 걸리는 그런 생활이었다.

 

독수리 사냥군을 "베르쿠치"라 불렀고, 그 뜻은 자유를 상징함도 있다고 했다.

그 혹독한 기후에서도 일흔인 할아버지와 손자까지의 일가의 이야기였는데, 할아버지가 7살난 손자에게

베르쿠치를 만들기 위해 일단 죽은 토끼와 산 까치로 눈 덮인 산-독수리들이 사는 높은 산-으로 가

독수리를 잡는 모습, 독수리 훈련, 독수리 사냥모습, 또 할아버지와 15년동안 함께 했던 독수리를 자연으로 보내 주는 모습등

손자와 할아버지를 통해서 그들의 일생의 모습이었다.

 

모든 것을 배려해서 불편 없게 해 주는 우리 현대의 아이들과는 대비가 된다.

방금도 준서 할아버지와 이야기 했지만 말 잘 듣는 아이로 키우면 경쟁력이 부족할테고 그렇다고 하는대로 다 해 줄 수도 없고 

아기를 키운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다.

 

준서만해도 하도 시도 때도 없이 책을 읽어 달라고 한 무더기(20여권이 넘게)씩 빼어 놓으면  내가 안된다고 할 때도 있으니 책을 빼면서 내 눈치를 살핀다.

보고 싶어서 책을 뺐을텐데, 그것을 안된다고 하면 안되는데, 또 내 사정은 언제나 읽어 줄수가 없다.

하루에 한 번도 아니고,몇 번이되고, 어떤 책은 너댓번을 읽어주면 참으로 많이 읽게 된다.

그리해서 준서가 제법 그 글들을 외우게 되었고, 이젠 그 책은 별 흥미가 없고, 새책은 이해하기가 어려워 조금 덜 보다가 엄마에게로 갔다.

말을 일찍 배워서 이해도 빠르고 제법 기억이란 것이 생겨서 외우기도 하고 그렇다.

보름달은 어집어서 싫고, 초승달이 좋다면서 나이키 상표도 준서에게는 초등달로 보이고 그렇다.

별은 작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스켓치 북에 작은 별, 큰 별, 초승달, 반달을 그리라고 한다.

그랬던 준서가 이제는 반달, 초등달을 비슷하게도 그린다.

그림에서의 달이 아닌 - 한 여름에는 오후 6시 30분경에 나들이를 가서 박물관 앞의 탁 트인 하늘에서

별도, 달도 봤기에 하는 말이다.

그래서 별은 작다고 생각하고 내가 별을 그리면 삼각형을 이어서 그리기에 삼각형을 보고 삼각형이라

하면 별이라고 한다.

그러면 나는 언제나 삼각형이라하면서 준서가 별이라고하면 그래 별이다라 말한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은 같은 것 같다.

7살 손자가 독수리를 훈련한다고 영하 20도가 넘는 날씨에 눈 덮인 벌판에서 하다 손에 동상이 걸렸을 때, 눈으로 손을 닦아주고는  할아버지의 옷깃을 여며서 손자의 발갛게 언 손을 넣어 주었다.

사랑으로 배우고, 사랑으로 커면서 또 대를 이어가면서 우리들은 그렇게 살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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