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영향으로 찜통 더위가 약간 주춤 한 날 비가 오는데 남편은 채소 씨앗들을 뿌렸다.
작년 내가 공부하면서 근 100여개의 화분들의 물을 남편이 주면서 근 40여개의 화초들이 죽었다.
한 여름의 3층 옥상은 정말 고기가 익을 정도로 뜨거워서 아침, 저녁 물을 주지 않으면 화초들이 말라서 죽는다.
남편이 집에만 마냥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렇게 많은 화초들이 죽은 것이다.
올 해는 빈 화분에 봄에는 채소를 심어서 먹었고, 그 다음에는 고추를 심어서 약 치지 않은 고추는 된장과 함께 요긴한 찬거리가 되어 주었다.
고추지도 담구고, 고추전도 해 먹고 했는데, 땡볕에 찜통 더위는 고추나무도 견디지 못해 열린 고추만 익히고 새로운 꽃이피고,새 가지가 나고 잎이 나야 푸르고 싱싱한데 털 뽑은 닭 모양으로 모양새가 그랬다.
날씨가 시원해지면 새 가지가 나고 고추도 또 열릴텐데, 그 사이를 못 참고 남편은 고추대를 삭둑삭둑 비어 버리고
아직은 땡볕이라 씨 넣기는 이른데 비를 핑계로 씨를 넣었는데, 몇일 비가 오락가락 한 덕에 씨앗들이 올라 왔는데 오늘의 땡볕에 말라 죽은 새싹들도 있었다.
가을이 되면 해가 짧아져서 한 시간이라도 햇볕이 아쉬울 때도 있는데, 이 땡볕을 한 3~4일만 견딜수만 있으면 보통 보다는 한 10일 정도 이르니 채소는 실하게 클텐데 두고 볼 일이다.
남편은 비둘기가 흙을 헤집고 씨를 먹고, 땡볕에 새싹이 마를까봐 노심초사로 집에 있는 날은 그 땡볕에 몇 번이고 옥상을 오르락 거린다.
씨만 뿌릴 줄 알지 어릴적 - 소꿈은 못하기에 내가 아기 데리고 짬짬히 해야한다.
남편 모르게 잔 손질을 해서 " 봐라 일찍 잘 뿌렸지" 라고 어깨 으쓱하게 만들어 주어야 겠다.
쪽파, 무, 배추, 상추 3가지, 청경채, 케일, 쑥갓 30개의 화분에 심었으니 아가랑 3식구의 참한 찬거리가 될 것이다.
우리 아가 준서도 옥상에서 벌레도 잡고, 상추도 화분에 물주다 씻어 먹다 버리기는 해도 그냥 먹을려 했었다.
쪽파가 올라 오는 모양새는 참으로 예쁘다.
양념장에도, 무와 배추와 함께 겉절이도 해 먹어야겠다.
깨소금 듬뿍 넣고 옛날 친정 엄마가 해 주시던 맛으로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