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이쁜준서 2006. 9. 13. 23:27

친구가 왔었다.

우리 준서를 돌보고 있다니 장마에 폭염에 언제부터 온다 온다하던 친구가 준서를 보러왔다.

자기 집에는 장성한 남매만 있으니 아기가 무엇을 먹는지 몰라서 야구르트는 먹어도 될 것 같다면서 사고, 내가 꼼짝 못한다고 떡을 한 뭉치 사고  대구란 도시에 같이 살아도 서로가 많이 떨어져 있는데 왔었다.

예로부터 우리네의 인정은 친구가(친지가) 어려운 일을 당하거나 또 그에게 귀한 사람을 대접하면서 살아온 인정이 있다.

요즘은 이런 인간의 정이 많이 없어지고, 차에, 사람 가슴에 애완 동물이 안겨져 있다.

근본적으로 우리 인간은 정을 그리워한다. 사람에게서 인정으로 느낄 수 없으니 애완 동물을 기루는 것일 것이다.

그래도 우리 세대는 촌서럽지만 기추(경상도식 친목모임) 라는 것을 하면서 오래 된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고 그렇지만 신세대들도 자기 나름대로 술 친구들도 있을테고 차 한잔을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말 마음의 문을 열고 놓고 생활하는 것 같지가 않다.

30년 지기도, 20년지기도, 10년지기도, 5년지기도 기추라는 것을 하면서 정기적으로 만난다.

30년지기는 신혼 시절 아기 키우면서 만났던 한 동네 살던 사람들이라 남의 자식도 낳을 때부터 본 아이들이라 결혼을 했거나 않했거나 다 우리 자식같은 마음이다.

만나면 자식이야기도 하고 남편들 이야기도하고, 손자, 손녀들 이야기도 하고 생활에서는 아무 쓰잘데기 없는 것 같은 이야기들을 하면서 깔깔대고 웃는다.

그렇다

우리네 정은 생활에서는 아무 쓰잘데기 없는 듯하다.

그러나 아니다.그 정는 우리네 생활의 원동력인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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