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김치를 담구면서

이쁜준서 2006. 9. 27. 06:12

10월 6일이 추석이니, 예년에도 이 때쯤이면 김치도 담구고, 생선, 건어등의 제수도 준비하고 그랬다.

올 해의 추석은 모시던 시부모님의 제사를 시동생네로 옮겨 갔기에 제수 준비는 않했지만 오늘은 김치를 담구었다.

안산에서 제사를 모시고, 친지의 결혼식도 있고 해서 아기를 (준서)데리고,팔순을 바라 보시고 또 올 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하신 시어머님을 모시고 인천에 있는 준서 집으로 가면 한 열흘은 남편 혼자 있게 된다.

굵은 밤알 정도의 무 뿌리를 가진 솎음 무로  김치를 담구고, 솎음 배추로 김치를 담구고, 쪽파김치를 담구었다.

다행히 김치 속을 만들고 버물릴 때는 준서가 할아버지와 유모차 타고 나들이를 가서 찬찬히 할 수 있어서 그랬는지 맛이 있었다.

모시던 부모님의 제사를 동생네로 보내고 혼자 집에 남게 된 남편은 마음이 쓸쓸할 것이다.

나도 섭섭한 마음이 있는데 말이다.

세상은 무섭게 변한다. 가치관도 변한다.

예전과 제일 변한 것은 우리 부모 세대와 자식들 세대와는 가치관의 격차가 무엇보다도 크다.

집은 쉬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자식들에겐  되도록이면 부담스런 말도 삼간다.

그렇게 품에 안고 키우고, 학교 간다고 나가면 항상 대문 앞 까지 따라 나가고 했었지만.

결국는 남게 되는 것은 부부 뿐이다.

살아가면서 남편에 대한 정는 애틋함이 되어진다.

시아버님이 계시지 않은 4남매의 가장으로 다들 힘들었던 60년대, 70년대를 살아 왔기에 남편은 자기 좋은 것은 하지 못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이다.

명절에 혼자 있게 되어서 내 마음이 쓸쓸해진다.

아기의 재롱으로, 아기의 웃음으로 가득하던 거실에서 어떻게 혼자 있으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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