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내 집이 좋아

이쁜준서 2006. 10. 12. 05:40

준서를 데리고 준서네로, 시동생네로 친정으로, 친척언니 잔치 참석으로 경기도로, 서울로 한 열을간을

집을 비웠더니 집에 오니 바� 볼일을 2~3일 보고 밀렸던 집안 일을 할려니 어제는 몸살이 날 정도로 바뻤다.

결국 솎음 배추, 무 김치는 소금 간을 한 채로 밤을 새웠고, 너무 일을 많이 한 탓에 몸이 고단해서 밤에 일어나지 못했다.

몇 번을 잠을 깨어도 일어나 일은 할 수 없었다.

오늘은 욕실에 타이루 공사도 해야하고, 준서와 내가 독감 예방 주사도 맞아야하고, 하루 하루가 그냥 넘어 가는 것 같아도 언제나 바쁘다.

이런 일상에서 벗어나 매 끼니 밥 먹을 일만 있고, 내 몸 간수나 하게 되면 우리가 말하는 뒷방 늙은이가

되는 것일텐데 앞서니 뒷서거니 일이 있다는 것은 사는 맛일까?

팔순을 바라보시는 시어머님은 시누이 집 콩 밭에 콩잎이 노오랗게 익었다고,( 손질해서 삭히면 맛있는 반찬을 할 수 있기에) 함께 한 열흘 다니시는 동안 애 태우셨는데 어제는 기여코 콩 밭에 다녀 오셨다고 전화가 왔었다.

인공 관절을 올 정월에 하셨기에, 걸음걸이도 가만, 가만 하시고, 앉으셔도  다리를 쭉 뻗고 앉으셔야 하는 불편한 몸으로 막내 아들 집에 계시는데 여전히 식구들 아침밥을 지어 주시고 살림을 하신다고 하신 시어머님이시다.

해 드리는 식사를 하시기 보담은 불편은 해도 계시는 집에 가셔서  출근한다고 자고 일어나 차 몰고 휭 나가는 며느리 대신 살림 하시는 집이 좋으신지 하루 우리 집에서 주무시고 가시라고 해도 당일 가신 것을 보면

" 내 집이 좋아" 이신 것 같다.

아마도 그 심중 중에는 경노당의 친구들도, 공원에 가면 만나는 사람들과의 만남도 기다려 지신 것 같다.

하기사 나도 집에 혼자 있는 남편 생각도 났고, 아침이면 이슬 맞고 해 맑으니 세수 한 듯한 옥상의 화분들 생각, 친구들 생각들이 났으니 말이다. 

이 가을에는 준서 데리고는 등산은 못해도 팔공산 부인사 절이 있는 뒷길의 단풍 구경을 해야겠다.

가을이면 가을대로, 겨울이면 겨울대로, 봄, 여름 모두 우리네 살림살이는 바쁘다.

바뿐 줄도 모르고 살아온 것이 우리네 모습이다.

이 가을을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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