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는 쌀을 담가 불려서
재래시장 방앗간에 가서 갈아 온다.
가끔 호박죽을 끓일 때,
새알심 넣어 미역국 수제비를
할 때,
동지 팥죽에 넣는 새알을 만들 때
찹쌀, 맵쌀 각 1Kg으로 갈아 오면
요긴하게 쓰인다.
어제가 동지!
세시 풍속이기도 하고,
팥이 많이 들어간 팥죽은 내가
끓여야 제대로 맛이 나는 것이고.
해마다 동지팥죽을 끓인다.
며칠 전부터 기온이 쌀쌀 해 진다
싶더니 어제는 간밤에 비가 왔고,
살짝 눈바람도 불었고,
오전 중에 마무리할 일도 있고. 다 하고 나니 추웠다.
보온소파 1도 올리고 쉬고 있는데
이웃친구가 서문시장에 가자고 전화가 왔다.
김은 강추위가 한동안 계속되어야
맛난 김이 나온다 해서 좀 더 있다가 돌김도, 재래김도 사러 가자 했었는데, 미국의 훈이 엄마가
한국에서 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니
약을 사서 그 집으로 택배를 보내
달라고 전화가 왔다면서.
미국은 병원 가서 절차가 복잡해서
훈이 할머니가 약국에 가서
콧물약, 기침약을 따로 사고,
종합감기약도 따로 사서 포장을 뜯고 비닐 봉투에 넣어 보내면
엔간한 감기는 약만 먹어도 낫는다고 인편이 있으면 보내왔다.
서문시장에서 돌김은 맛난 것이
나왔다 해서 50장에 20.000원.
단골이라고 18.000원을 받았고,
그런데 집에 가져와서 구어보니
아직 제대로 익은 김이 아니었다.
외국으로 수출이 많이 된다더니
김값이 많이 올랐다.
우리도 두 사람이 감기몸살 약을 먹었고,
오늘 아침은 미역국 끓여 놓인 것이 있어 찰수제비를 하려고 반죽을 했다.
딱 두 사람이 한번 먹을양의
냉동실의 가루를 내어 해동된
가루를 반죽하는데 치대면 치댈수록 찰기가 생겨 손에 감기듯이 반죽이 되는 촉감이 좋아서 대강 뭉쳐서 두었다 다시 하면 되는 것을 양도 적고 해서 자꾸 치대었다.
서문시장 어물전은 예전은 지하에
있었다.
그곳이 화재가 나고 새 건물 짓는 몇 년 동안 건어물상 인도에 노전을 했다.
그런데 평생의 업으로 하던.
할머니들이 세 곳이나 올해 폐업을 했다.
그 할머니들은 동태포도 얇게
생선가시도 적게 잘했는데,
동태포 뜰 곳이 없어진다.
상어 고기도 큰 뚠뚠이 토막으로
참하게 손질했는데 이제
그런 곳을 찾기가 어렵지 싶다.
상어고기는 백상어라 부르는 것이
맛이 있는데 페업한 할머니들에게
사면 백상어로 살수가 있었는데.
점점 정성으로 된 익숙함은 퇴장하고,
되는대로 변하는 세상이 된다.
정성이란 것은 어디고 쓰이는 단어이지만,
자식을 키우는 엄마의,
가족들에게 먹는 음식을 하는
기본적인 것이 정성인데,
그 정성이 세월 따라 변하는 것이
아니고 퇴색 되어진다.
준서할아버지가 까다롭게
챙기는 음식은 동지팥죽이
팥물도 진하고 새알심도 적당하고,
.
또 김장김치는 배추 간은 싱겁게 절여지고 양념의 간으로 짜지 않은
최상의 김장김치를 원하기에,
해마다 배추를 절여도 늘 조심스럽다.
그렇게 맛난 김장김치를 원하면서도, 젓갈 내린다고
마당에 펼쳐진 것을 보고는
내년부터는 젓갈 담지 말라고,
사 먹으면 된다고.
내가 일을 줄이라고 하는 말이다.
올해는 간장도, 된장도 넉넉한데도
콩한말 메주로 장을 담았고,
젓갈용 멸치는 그야말로 자연물이라 제대로 잡히지 않아서
담지 못하는 때도 있고,
우리가 담아 오는 멸치 젓갈은
김장 때 진공되었던 통을 열어
육 젓갈을 뜨내면 젓갈이 단맛이 난다.
그 육젓갈을 스텐리이스 망에 내려서 김장양념에 섞는데
김치의 맛을 그 육젓이 죄우하는 것 같다.
어부들이 젓갈 담아 맛난 때
잡은 것으로 연락이 오고
그렇게 담은 젓갈도 정성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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