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폰을 쓰실줄 아세요?

이쁜준서 2024. 11. 16. 06:49



 

 

치과에 갔다가 전철역 프랫트 홈에 전광판을 보니 금방 떠났는지 다음 차는 제법 기다려야 했다.
폰을 내어서 펴니  나보다 먼저 기다렸던 60대가 물은 말이다.
네.
연세가 있으신데 저희도 못하는데 라 했다.
어느 연령대가 넘어가면 여자 할머니들이 문자, 카톡, 전화 걸고 받는 것만 하고 지내니
그렇게 할머니가 폰을 펴고 들여다보는 것이 생경했던 것 같다.
그녀는 60대이고 나는 노년의 할머니이고.
 
나라고 젊은이들처럼 활발하게 넓게 쓰는 것은 못하고,
검색하고, 블로그 글 쓰고 내왕하는 블로그 친구들 글 읽고, 댓글, 답글 달고 하는 것만 한다.
폰으로 찍은 사진도 바로 올리니
편하고.

지난 학기에 배우고도 반이상은 잊었지만,
폰으로 하는 기능은 많기도 하다.


 
이제는 우리들은 주변만 챙기면서 살아가고,
우리 자식들이 돈 넉넉하고, 자식들 공부 잘하는 것만으로 부러워 보이고 그랬다면,
공붓벌레처럼 공부만 하고 그 공부한다는 것 때문에 제 자신이 챙겨야 할 것도
다 면제가 되고 엄마는 그 자식 기분 맞추느라  전전긍긍 한 엄마가 있는가 하면,
 
재수한다고 하고, 부모는 적당한 대학에 가라고 하고,
사실 재수 한다고 그렇게 공부에만 몰두할 수가 없으니 부모는 잔소리가 나고,
아이는 강하면 그 잔소리쯤이 될 터이고, 아니면 늘 부모에게 기 펴지 못하고,
 
친구의 손녀딸은 고 2학년인데,
기숙사가 있는 학교에 다니는데 주말에 집에 와서도 책을 끼고 산다고.
그 아이 엄마는 공부 잘하라고 다구치지도 않고, 교사인데  자기 할 일만 해도
많아서 그냥 두는데 그 딸이 그렇게 악착스럽게 공부를 한다고.
 
성공한 한 아들의 엄마는 내가 바랐던 것은 이것이 아니었다 하더라고,
서울에서 법과대학을 나와서 유명한 로펌에 다니는데, 그렇게 일이 많다고,
독립해 살고 있는데, 아들은 서울이고 부모는 수도권이고,
다른 무엇을 바라는 것은 아닌데, 아들 얼굴 보기가 어렵다고.
아들은 너무 바빠서 부모님께 한 달에 한 번도 못 오고,
그 엄마는 내가 바랬던 것은 이것이 아닌데라 한다고.


 
이제 우리 자식세대가 자식 공부 잘하고 직장 생활하면서 살아 왔다면,
해 온 것이 다였다면 이제 자식들 문제도, 자기들 건강 문제도, 
세상에 대한 가치관도 바꾸어지게 되는 인생길 부지런히 살아오다 오르막 오르면
다인 줄 알았는데 오르막 건너 세상은 또 다른 가치관이고, 자기들 건강 문제도 생각해야 하는
때에 온 것이다.
우리 자식 세대가 인생이란 것에 겸손해지는 시기이다.
친구들 중에는 그 젊은나이에 아들 하나 애지중지 키웠는데, 늘 시댁과 또 남편과도
힘이 들었는데 어느 날 스스로 간 사람도 있고,
직장 동료 아무 문제 없이 잘 살아 보였는데,  아이가 문제가 있어 남편이 퇴근하고 와서
늘 아이 시중을 들었는데, 어느 날 출근한다고 엘리베이트 타고 내려 가서는 내가
머리가 아프다 병원부터 가야 겠다 하고는 그날로 저 세상 간 사람도 있다고.
그렇게 황망하게 세상에 당하는 주변도 보게 되고,

 

 

 

 방금 찍은 사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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