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식사를 하는 중에 전화가 왔다.
이렇게 일찍 누가 긴한 일이 있나 하면서 전화를 받으러 거실로 나오는데 전화가 끊어졌다.
전화를 걸었더니 옥상에 갔나 싶어서 전화를 끊었다 하면서,
모더나로 백신을 맞았는데 1차는 그럭저럭 넘어갔는데 2차를 6일에 맞았는데 3일을 정말
힘들었다면서 오늘은 그래도 살만하다고 했다.
참깨와 들깨를 동네에서 사 주는데 올 해는 동네 사람들이 매상을 대고 개인에게는
한줌이라도 더 주게 되어서 손해가 나서 팔지 않으려 한다 했다.
어디 한 곳에 부탁을 해 두었는데 않된다 하면
우리 농사 지은 것은 추석에 동생들과 우리 아이들이 오면 준다고 기름짜고 깨소금 만들어 몫몫으로 넣어 놓고,
7되가 남으니 3되 형님과 나누어 먹지 뭐라고.
들깨도 나도 심어 놓았으니 동네에서 팔지 않고 매상 댄다고 하면 들깨도 내 농사 지은 것으로 나누어 먹자고.
고추 농사를 지으니 너무 힘들어 작년에는 심지 않고, 밭을 묵혔는데,
이웃 친척 두 사람이 자기들이 가서 로타리 치고 골내어서 비닐 덮어서 밭 해 두었다고,
고추 모종 250포기 가져다 놓았으니 심으라는 전화가 와서 억지춘향으로 심었고,
짊어 지고 칠 약통도 없어서 동네 소문은 고추 농사 되지도 않겠다 했는데,( 자기들은 늘 약통을 짊어 지고 다니니)
그런대로 홍고추 따서 식초 푼 물에 씻어서 건조한 것을 동생들 오면 5근씩 고추가루로 담아 놓았는데,
형님도 5근 줄 양이 된다고, 주겠다 했다.
형님 그냥 주면 받지도 않을 것이니 참깨, 들깨, 고추가루 다 돈을 받을 것이다라고,
도시의 지인들이 건고추 부탁을 하는데, 내가 약 덜 치고 씻어 말린 공이 있어,
다른 사람은 아까워 줄 수가 없더라 했다.
부부가 다 선량하고 남에게 후한 사람들이다.
며느리가 수도권에 있는데도 그렇게 잘 한다면서 큰 손주는 7살인가 되는데,
아직 첫돐 전의 손녀딸이 자라고 있어,
며느리가 이쁜 손녀 딸도 낳아 주고 나도 너가 고맙고 이쁘다 했더니,
저는 어머님, 아버님이 시부모님이 되신 것이 그렇게 감사한 일이라고 한다고.
도시의 두 딸들도 먹을 것을 택배로 자주 보내 주고,
동생들도 누나는 우리에게 엄마 같은 분이라고, 우리들이 고등학교 공부할 때
우리 네 사람이 다 누나 집에서 다녔으니 누나와 자형이 우리를 키워 주신 분이시라고,
올 해 친구가 일흔인데 동생들이 거금을 모아서 주는 것을 100만원만하고 돌려 주었다 했다.
늘 몸이 아플 때가 많아서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지 이 좋은 세상도 있고,
그렇게 잘 하는 자식들도, 손주들도 있고,
그렇게 잘 하는 동생들도 있고,
아까워서 어찌 두고 갈 수 있겠나 그 공기 좋은 곳에서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지라 했더니
웃었다.
도시에서 살다 친정 부모님이 가시고 동생들이 시골 집을 지켜 달라 해서 시골로 들어 갔다.
두 사람중 한 사람이라도 아프면 도시로 나올 것이라 했다.
내년에는 마당이 넓으니 꽃을 심어 가꾸어 보라고 좀 보낼려고 삽목해서 키우는 것도 있고,
분갈이 하면서 떼어 내고, 내년 봄에는 택배로 보낼려 한다.
친구가 노령에 복이 있는 것은 그간에 살아 온 이력이 베를 직조하듯이 한 줄 한 줄이
필이 되듯이 그렇게 세월을 열심히 착하게 선하게 살아서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