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씨앗 꼬다리 한개

이쁜준서 2021. 9. 7. 20:37


몇일 전 구근이라 하기에는 아주 크기가 작은것이 또 작은 폿트에 3포기가 심어진
것이 택배로 왔다.
친구 집에 연두색 씨앗 꼬투리가 달린 것이 갔는데,
오늘이 일주일 째인데
누르스름 하게 변하더니
까만 씨앗이 보인다고
씨앗을 받아 놓을까란 전화가 왔다.
그냥 그 화분에 떨어지게 두어라고.
씨앗을 뿌린 3년차에 꽃이 핀다고 하더라고.

생명의 힘은 오묘해서 적당하게 빈자리 찾아 들어 내년 봄 발아를 할 것이다.

내년 봄까지 잠을 자는 것도 생명의 오묘함이고.



우리도시 꽃 시장에서도,
화훼단지에서도 못 구하는
이유가 있지 싶다.
그렇게 빈약하게 심어진 ( 실하지도 않은 달래 정도) 그 작은 폿트를
꽃 시장이나 화훼단지에 나오는 폿트는 밥도 그 보다 배는 되고,

꽃들이 화려하게 피어 있으니까 묻힐 것이고, 작은 폿트의 가격의 배가 되기도 하고.

그러니 온 라인몰에서 꽃이 피었을 때 예쁜 사진을 보고 사게 되고,

일부러 살려고 찾아서 사게 되고,
그 씨앗 꼬다리가
떨어져 발아 한다면 3년차에는 식구가 두배로 불어 날 것이다.

우리 집에도 씨앗 꼬다리가
아직은 연두색이라도
비 그치고 낮 시간 햇볕 따뜻 하면 익을 것이다.
꽃 키우는 사람들은 그 작은 것에도 희망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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