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참 이쁜 사람

이쁜준서 2021. 5. 1. 14:53

큰등심붓꽃

 

 

한 세상 살다보면 어느 날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치고 그러다 내 앞에 벼락이 떨어지는

일이 있을 수가 있다.

누구나 다 그런 것이 아니기에  평생 무엇을 해도 잘 되고, 형제에게 손해를 끼치고,

자기 이익만 챙겼는데도 아무 큰일 없이 잘 살다 보면 하늘이 어디있노?

그런 헛 배짱을 내밀기도 하는 것이 인간이라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런 사람도 있는 것이다.

 

내 친구 중에는 잘 살다가 어느 날 벼락을 맞듯이  있던 재산은 다 흩어지고,

남편이 전혀 도움이 않되고, 두 아들이 고등학생이어서 어떤 일이 있어도 두 아들들 대학공부까지는

시켜 주어야 즈그들 살아 갈 텃밭 같은거다 하고,

객지인 우리 지방으로 와서 아들들 대학생 때는 낮과 밤의 투잡을 뛰어서 돈을 보내 주었다.

그 때는 우리나라 전체의 경제가 좋아서 그럴 수 있었는데,

그 무렵 아들들은 대학공부를 잘 하고 둘째는 대학원까지 했지 싶은데, 자기 분야에서는

인정 받는다 했다.

큰 아들도 큰 기업에 들어가 인정 받고 있고.

 

내 미래에도 아들들한테 짐 되지 않으려고 참 절약하고 열심히 일해서 돈도 모아지더라 했다.

3년전인가?

다른 지방에 따로 살고 있었던 남편에게 큰 병이 왔고, 그간에 모아 두었던 돈으로 남편 병원비까지,

두 아들과 함께 부담 했었닥 했다.

다시 절약해서 모아서 이제 일을 할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둘째 아들에게 혹시라도 아버지

다시 병원 갈 일이 생기면  병원비에 보태라고 또 제법한 돈을 송금했다고.

 

그 친구가 사는 곳과 우리동네는 아주 아주 머~얼다.

일을 하러 다니기에 승용차를 운전해 다니기는 해도 승용차로 오기에도 큰 맘 먹지 않으면 아주 멀다.

생필품을 우리 모임의 회원이 자기까지 4사람이라 세 몫으로 나누어 담아 가져다 주고 갔다.

그 모았던 맘을 알기에 쓰면서도 생각하면서 쓰게 되지 싶다.

 

남편이 눈수술하고 집에 있어서 거실에도 들어가자 말도 못하고,

그냥 잠시 옥상 꽃구경만 하고 갔다.

그래도 늦복이 있는지 큰 아들도 엄마에게 잘 하고,

둘째 아들은 퇴근을 하고는 늘 아버지 혼자 사시는 집에 들렸다 가고,

지방 출장이 잦아  출장 때는 못가지만 늘 엄마에게도 전화를 자주 한다고 했다.

작년 코로나 중에는 둘째 며느리가 택배로 과일등을 보내 주더라 했다.

 

꽃을 새로 심어서 살음하기까지는, 또는 삽목판에  심어 뿌리가 생기기 전까지는

그늘을 일부러라도 만들어 주어야 성공률이 높다.

살음을 한 후, 또는 삽목가지에 뿌리가 난 후는 양지가 튼튼하게 키워 준다.

삽목가지에 뿌리가 났다 싶으면- 봄에 했을 경우에는 그대로 두면 잘 자라지 않는데,

이식을 해 주면 뿌리도 더 많이 나고 그 이듬해 꽃도 볼 수가 있다.

 

이 친구는 낯선 도시에서 아직도 일을  하지만,

자식들 공부 시켜 앞 길 열어 주었고,

이제 일을 그만두면 놀면서 자기만을 위한 시간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이쁜 것은 젊어서의 일이고, 노년이 되면 좀 낯선 단어인데,

나는 이 친구을 이쁜 사람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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