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남녀 동석에 밉상 아저씨

이쁜준서 2017. 6. 13. 12:01

 

1주일에 하루 2시간 수업을 하는 곳에 강사님의 사정으로 밤 시간에 갑니다.

3명이 앉는 책상이 통로를 두고 종으로 두 줄 놓여져 있습니다.

거의 한 줄은 여자들이 앉고,  한 줄은 남자분들이 앉지요. 늦게 와서 남자분들 자리에 자리가 남아 있으면 여자라도 그 자리에

가서 앉습니다.

그러다 보니 별로 불편하지 않다 생각하고 여자들 중에는 계속 그 쪽으로 가서,한번 앉았던 자리에 앉게 되고, 정해진 자리는

없어도 앉았던 자리에 앉게 되니 옆 사람과 인사도 더 깍듯이 하고 이야기도 나누게 되는 분위기 입니다.

 

1년을 4학기로 나누고, 한 학기에  외부 강사님의 시간이 3일 있습니다.

어제는 오신 분이 여자분이셨고, 당신도 아직 시어머님을 섬겨야 하는 위치이지만, 며느리, 사위를 보셨다 했습니다.

강사님께서는 입답이 있어서 그야말로 쑥떡처럼이 아니고,, 쫀득 쫀득한 찰떡 같은 이야기를 하셨기에 첫 대면인데도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경상도 남자들, 대학교수들, 계급이 높은 군인들은 참 재미가 없고, 어찌 되었던 누구를 가르쳐야 하는 사명을 띠고 태어

난 듯이 가르칠려 해서 재미가 없다고 했습니다.

세상이 바꾸어져서 딱딱한 사람보다 재미있게 이야기 하는 사람을 좋아 한다고 했지요.

사람의 심성이 바꾸어졌는지 남자들이 상냥하게 말이 많아도 가볍게 보이지 않더라구요.

 

우리는 남녀가 섞여서 앉는데 여기는 강사님이 남자라서 그런지 왜 딱딱하게 여자따로, 남자따로 앉느냐? 했습니다.

남자분들은 웃고, 여자들은 고개 가로 저으면서 이래도 분위가 좋습니다라 했습니다.

우리 책상에는 양쪽 가로 앉아 있고, 중간이 비었는데, 잠시 일어 섰다 왔더니 정말로 최신 상품 같은 남자분이 앉았습니다.

그렇게 멋장이는 아니고, 처세가 그랬습니다.

 

강사님이 강의하는 곳에서 온 청강생이였습니다.

그 사람은 상냥하게 말하면 옆에 여자들에게 차 한잔, 먹을거리 얻어 먹을 수 있는 것을 알고 처세를 그렇게 하는 듯 보였습니다.

알고도 속아 준다고, 우리 회원이 아니고, 청하지는 않았지만 외부손님이라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의 몫인 파이 종류 과자 1개와 유산균 음료 한개를 보더니 배가 고프다 했습니다.

나를 언제 보았다고 체신머리 없이 먹을 것을 보고 배 고프다고 하나? 싶었지요.

드세요.  했더니 자시더니 커피 생각이 나는지 뒤에 차거리 준비 된것을 돌아다 봅니다. 

커피 한잔 드릴까요? 했더니,

체면도 없이 원두커피가 있습니까? 라 합니다. 속으로 솔찍하게 낯선 곳에서 얻어 자시는 주제에  주는대로 자시시 싶었지요.

믹서커피 뿐인데요라 했더니  그러면 물을 많이 넣어 주세요라고,

커피를 타러 가면서 그 양반이 자셨던 것을 들고 갔습니다.

공부를 하는 책상에 먹던 찌거러기 얹어 놓기 싫어서였습니다.

 

커피를 다 마시고 나더니 물을 딱 맞게 태워 주셔서 잘 마셨습니다라 했습니다.

봐라 말 한번 잘하면 먹을 것도 얻어 먹고, 커피까지 태워다 주는데란  표정이 이쁘지는 않았습니다.

돌아가면서 작품을 나누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우리 책상에 3사람도 읽을 차례가 되었는데, 자기는 손님으로 왔으니 읽지 않을 것이라고 이제는 교통정리까지 했습니다.

저가 읽고,  손짓으로 자기를 패스하라 해도 손님으로 온 청강생이 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다 아는 일인데요.

아하 낯선 곳에서도 오늘 내 방법이 통했다고 잠시 즐거웠을까요?

저는 알고도 속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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