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치자나무의 월동이야기

이쁜준서 2017. 6. 8. 05:07

 

 

 

 

 

 

치자꽃몽오리

 

 

 

 

이 정도로 피면 이 나무는 한창 청춘이고,

옥상에 치자꽃향이 바람과 논다.

 

 

 

 

나무의 월동 이야기

 

예전 말에 허망하게 아끼던 물건이 없어지게 되면 ' 아직 보는 것도 다 못했는데' 라 하기도 하고, ' 사랑도 못 다 했는데' 라

하기도 합니다.

아까워서 만지지도 못하고, 눈으로 보는 것도 덜 했는데란 뜻입니다.

 

 

치자나무는 추위에 약합니다.

검색으로 찾아 보면 월동 온도가 5도 정도이고 반그늘에서 키워야 한다 합니다.

그런 치자나무를, 7~8월 폭염의 땡볕에, 한겨울 지기도 받지 못하는 옥상노지 화분에서 키워야 하는 우리 옥상 정원에서는

참으로 맞지 않는 것입니다.

옥상에서 2번을 키우다  잘 자라서 꽃까지 멋지게 피우다가 냉해로 보낸 것이 2번이나 됩니다.

 

처음에는 그리 크지 않는 치자나무 1개를 사서 2년간 기르면서 수세를 올리고 3년째는 제법 꽃도 많이 피웠습니다.

나무가 어릴 적에는 월동을 잘 하더니 제법 자라서는 겨울에는 몇십년만의 강추위다 할 때도 견디더니,

2월의 영동할미 제 고향으로 갈 때의 강추위에 항아리 깨어지듯이 그렇게 가버렸습니다.

 

아끼던 나무가 고사 해 버려서 몇년간은 치자나무를 생각지도 않았습니다.

치자꽃은 흰색으로 피었다 지면서 누르끄럽하게 변하지만, 가까이서는 그 향기가 독할 정도라도 옥상에서 바람과 함께 놀 때는

옥상 전체에 치자꽃 향기가 그득합니다.

이번에는 치자 나무를 15,000원을 주고 제법 큰 것을 2개를 사 왔습니다.

미리 한 나무가 고사해도 한 나무를 키울 수 있겠거니하고  식물을 키우는 사람이 미리 고사할 것을 염두에 두고 사기도 처음이었습니다.

물론 사온 당년에도 꽃몽오리가 제법 있었고, 사와서 분에 심어서 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중 한 나무가 사람으로 치면 비실비실 하더니 그냥 말라 버렸고, 한 나무는 아주 잘 자랐습니다.

또 정성을 들였습니다. 정성은 들인다는 것은 심을 때부터 물 빠짐이 좋게 마사토를 아래 쪽에 깔고, 거름흙과 흙과 마사토를 

섞어서 심고, 관리를 더 세세이 한다는 것입니다.

 

그 해 월동도 잘 했고,  그 이듬해 치자꽃몽오리가 아주 많이 왔고, 잎사귀 녹색은 윤기 자르르 흘렀고, 그 사이 사이에 흰색치자꽃은 너무도 아름다웠습니다.

그 해 한 겨울은 잘 지낸다 싶었습니다.

2월 중순이 넘어서고, 따뜻한 날,기온이 봄 날씨 같은 때에, 동면에서 약간 깨어나 물기를 빨아 올렸던지 그만 동해를 입어  봄이 되어서 단박에 죽는 것이 아니고, 마른 가지에  새 잎순이 나오기도 하다가 서서이 고사 해 버렸습니다.

 

강원도 횡성 해발 600m산지에 헛개나무 묘목을 지난해 4월에 심었다 합니다.

남쪽 비탈진 곳에, 북쪽 비탈진 곳에 심었는데, 그 당시 북쪽 비탈진 곳에 땅을 파니 아직 얼음이 있더라 했습니다.

해동 되고 살음을 했고, 남쪽이나 북쪽이나 봄, 여름, 가을까지   차이 없이  잘 자라더라 했습니다.

겨울 월동을 하고 올 해 봄에는 남쪽 비탈의 나무들은 나무가지는 동해를 입어 말라 버리고, 그 뿌리에서 새순이 올라 온 것도

있고,아예 가지, 뿌리까지 다 죽어버린 것도 있고, 70%이상의 피해를 보았다 했습니다. 

그런데, 북쪽 비탈에 심은 것은 새순이 나고, 6월인  지금은 그 새순의 잎도 잘 자라고 있더라 했습니다.

 

요즘 세상은 세상은 그리 훈풍이 아닌데도 자식들을 키우면서는 훈풍으로 키웁니다.

부모 맘이 그럴 수 밖에 없기야 하겠지만, 그렇게 자라면 자생력이 부족해 지는 것입니다.

시동생 가족이 명절이면  가족이 수도권에서 왔습니다.

그리 잘 사는 것도 아닌데, 아이들이 마당에서 놀고 있는데, 동서가 형님 쟈들 신고 있는 신이 쌀 한가마입니다라

했습니다.

속으로는 깜짝 놀라고 꼭 사달라 하거든 즈그들도 얼마간이라도 모아라 하고, 그 모인돈을 받아서 보태어서 사주라 했습니다.

성인이 된 그 아이들은 심성은 나쁘지 않은데, 직장이 없습니다.

해발 600m 북쪽 비탈의 헛개나무 묘목이 거뜬하게 월동을 나고 4월까지 땅을 파면 얼음이 있는 그 땅에서잘 자라는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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