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더워서 움직이면 땀이 나기까지 하는데 이른 아침 시간은 차거워서 체력이 어슬픈 사람들은 재채기도 하고,
춥다란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이고, 준서할미는 그리 체력이 좋지는 않지만, 이른 아침의 차거운 공기를 즐기게 됩니다.
늘 그래 왔으니 이른 아침 찬 공기에 단련이 된 것이지요.
아침 시간에는 아침 식사 준비도 해야 하고, 할 일들이 있으니 옥상에서 놀고 싶은데, 정구지 한 줌 미나리 몇 줄기 등을
아침 식사 준비하다 올라가서 뜯으면서 얼굴에 닿는 찬 공기는 정신을 번쩍 들게 하고, 옷을 입은 등에 팔에 닿아도
그 찬 기분이 어찌나 좋은지요.
관공서 주차장 마당에 있는 찔레꽃류인데,
꽃모양 보다 그 향기가 아주 좋은 꽃이다.
한 10년정도 저 장소에 있었는데 올 해가 가장 많이 번졌다.
어제는 참기름, 들기름도 짜고 미숫가루도 하는 방앗간에 갔었습니다.(15여년의 단골가게)
철이 여름의 초입이고, 낮에는 더우니 시원하게 미숫가루 한 그릇이면 점심도 먹지 않아도 요기가 될 정도이고,
미숫가루를 하거나, 참기름, 들기름을 짤려고 온 사람이 앞에 서너 사람씩 기다리고 있으니 대여섯명이나 기다렸습니다.
입맛이 까칠해서 아예 아침은 우유에 미숫가루 식으로 만든 것을 태워서 아침 식사 대용이라면서 집에서 여러가지 곡식을 쪄서 말려서
한 말 곡식을 가져 온 충청도 말씨를 쓰는 아지매 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집에서 쪄서 말려서 온 곡식들이 많아서 뽁으려고 안 쪽 다라이에 쏟아 부어 놓은 것을 보았더니 참 정갈하게 잘 해 오셨더라구요.
뭐 뭐 넣으셨나? 어떻게 말리셨나? 이렇게 많이 하시면 나눌 사람이 많으시냐? 물었더니,
우리 아저씨(자기 남편) 양식이라( 아침식사 대용) 아무도 주지 않고, 혹여 남으면 겨울에도 한 번씩 맛나게 자신다는 대답을 했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하도 많이 해 보아서 내가 생각해도 내가 잘 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하기가 쉬운 일이라고 하셨지요.
실상 곡식을 씻어서 하룻밤 불려서 찜솥에 쪄 내어서 또 잘 건조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그것도 경상도 말로 한 말을 했는데도
얼마나 정갈하게 말렸던지 준서할미가 보아도 오랫동안 해 보아서 아주 잘 하는 것 같았습니다.
재래시장에 있는 들어 가는 입구 쪽이라 장소로는 그리 좋은 곳은 아니어도, 기름이 고습다면서
택배로도 보내기도 하고 일반 막 식당이 아닌 식당에서도 가져가고 준서할미처럼의 일반 주부들이 자기 깨를 가지고
짜러도 오고, 짜 놓은 것도 사가기도 하는 곳입니다.
쉬는 시간이 없고, 바쁠 때는 점심도 챙겨 먹지 못할 정도로 바뻤는데,
작년에 시장 번화한 곳에 참기름집이 하나 생겼습니다.
미숫가루도 가져 가도 되고, 자기들 파는 곡식으로도 하고,
방앗간 주인 말로는 우리는 삯이 비싸다,
여러번 넣어서 제대로 해 주는데, 저 밑에 집에는 삯이 우리 보다 헐 해서 누가 한 번 했더니 못 먹겠더라고 하고,
참기름, 들기름도 헐한데 맛이 못하더라 한다고.
우리는 일은 많아도 내 맘에 들도록 해야 하니 미숫가루도 여러번 기계에 내려서 우유에 태워도 가루가 뭉치지도 않고,
다들 맛나다고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기계가 좋아서 (참기름, 들기름) 맛이 있다.
우리 기계는 눌리는 힘이 1톤인데, 이 1톤 기계는 우리 도시에서는 4곳이 있고, 전국을 통털어도 그렇게 많지 않다고 했습니다.
한 번에 주문을 맡아서 여러 대를 만들고, 그 뒤로는 그렇게 많은 주문이 들어 오지 않으니 만들지도 않는다고 했다.
우리 기계 한 대 값으로 저 밑에 집의 기계 3대는 살 수 있다 했습니다.
눌리는 힘이 강하니 참깨, 들깨를 적당하게 볶아도 기름이 정량이 나오는데, 눌리는 힘이 약하면 정량을 나오게 할려면
깨를 더 볶아야 해서 너무 볶아지니 기름이 덜 고스울 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준서할미가 그동안 생각 한 것은 볶는 정도를 잘 맞추어서 기름이 맑고, 고습다 생각 해 왔는데, 압착기계인데, 그런 상관 관께까지
몰랐었습니다.
처음에는 손님이 졸 떨어지더니 이제는 다시 다 찾아 온다면서, 어제도 손님은 이어서 오고, 한참을 기다려야 되었습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해서 참새 방앗간이라 하는데,
참새 방앗간에서는 주부들이 참새가 되는 것이고, 그 참새들은 기다리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게 되고, 그 이야기 중에서는
살림에 좋은 정보도 얻게 됩니다.
어제는 보리쌀을 생보리쌀로 가루를 내어서 두고 부침개 할 때 밀가루와 섞으면 구수하게 맛나고, 열무김치 담을 때 풀을 끓이면
열무김치는 더 맛나고, 현미찹쌀을 생쌀로 갈아서 두면 겨울이나 장마철에 찹쌀수제비가 해 먹고 싶으면 미역 넣고,
송편반죽 하듯이 해서 편리하게 해 먹을 수 있다고 하던데,
준서할미는 곡식을 씻지 않고, 먹을 맘이 없으니, 보리쌀을 불려서, 현미찹쌀도 불려서 가루를 내어서 한 번 먹을 양만큼
봉지 만들어 냉동실에 두고 먹을까? 싶었습니다.
예전 예전 저녁밥으로 보리쌀 삶아서 보리밥 하던 시절에는 보리쌀 삶으면서 물을 넉넉하게 부어서 끓어 오르면,
그 물을 소쿠리로 걸러서 조금 퍼 내고 보리쌀 뜸들여서 보리밥을 했었지요.
그 보리쌀 삶으면서의 퍼낸 물은 콩밭 열무로 열무김치 담으면 정말로 맛이 있었지요.
요즈음은 콩 밭 열무가 없습니다. 콩 잎사귀 냄새 쏠쏠 나던 그 열무가 먹고 싶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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