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음식

식재료의 맛을 살려서,

이쁜준서 2016. 3. 30. 11:08



겹이스라지



간장, 수제 맛간장, 멸치액젓갈( 담아서 18개월 숙성 된것으로 내린것)

TV에서 배운 것으로 맛간장 만든 것, 마늘, 생강, 파를 넣고 만든 만능청이라는 양념, 마늘을 수동으로 컷트해서 얼려 놓았고,

집간장으로는 생저러기도, 국 간도 하고, 데친나물도 무치고, 때로는 소금으로 국 간을 맞출때 조금 넣기도 하고,


예전 우리 할머님, 엄니께서 음식을 해 오신 때에는 간이라면 간장이 들어 가야 할 때는 간장으로,

된장이 들어 가야 할 때는 된장으로, 또는 들나물처럼 된장기가 있는 나물에 된장만으로 간을 다 맞추면 텁텁하니 고추장도 좀 섞어서,

대파 모종하고 남은 것이나, 가을 김장 채소를 심어 놓았는데, 엉뚱하게 태풍이 와서 채소가 못 쓰게  되면,

늦게서도 메밀을 심었는데, 그 메밀 어린 것을 솎아서  나물을 할 때는 고추장에 식초까지 넣어서 하셨고,




원종튜립


요사이는 피자니, 햄버거니 치킨이 식사 대용으로 먹게도 되고, 닭고기만 해도 어떻게 조제 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 양념액만

넣어서 닭을 조림 통닭으로 만든 것을 배달 시켜 먹어 보면 그야말로 맛있다고 느끼게 맛이 잡히게 하는 양념들이

비단 조림닭 뿐이겠는가?

그나마 집에서 요리시에 첨가하는 천연이라는 액으로 된 조미액도 시판되고 있고,


그런 저런 것들로 우리들의 미각은 많이 둔화되어 졌다.

봄나물을 무칠 때는 파, 마늘등의 양념은 넣지 않고, 깨소금, 참기름만 넣는다.

식재료인 봄나물의 향과 색과 맛으로 먹고 싶기도 하고, 너무 맛나게 조미를 많이 하면 미각도 둔화 되는 것이라.


메주를 쑬려면 집만 덩그렇게 크지 예전 집처럼 처마 밑에 무엇을 달아 메어서 건조시킬 수가 없다.

그렇다고 실내에서 말리면 이내 곰팡이가 생기고, 우리 집 같은 구조는 뒷베란다만 있고, 앞은 베란다가 없으니 ,

채반에 담아서 옥상에 들고 올라가서 짚으로 메달정도로 겉만 꾸덕 꾸덕 말리는 것도 저녁 때이면 들어 내리고,

아침에는 옥상에 올리고, 그렇게 하다 짚으로 엮어서는 빨래줄에 걸고는 빨래줄을 장대로 잡아 주고,


밤에는 비닐을 덮어 주고 나면 비가 오는 날은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아침에는 비닐을 벗겨 주고, 오후 에는 비닐을 다시 덮어 주어야 하고, 겨울 근 한달 가량은 비닐 위에 춘추 이불을 덮어 주어야

메주가 마르다 어는 것을 막을수 있다.

그렇게 다글다글 겉으로는 돌덩이처럼 말라도 속은 덜 마른 상태일 때 거실로 옮겨 띄워야 하고,

그런 모든 일련의 과정들이 너무 힘이 들어 보이니,

준서외할아버지가, 가끔 비닐을 덮어 주기도 하고,  가끔 비닐이나 이불을 걷어 주기도 하고,

거실로 내릴 때는 도와 주기도 하지만, 너무 일이 많아 보이는지 우리도 간장, 된장 사 먹자고 한다.


준서할미 이 체력이라도 있을 때까지는 간장이고, 된장이고 사 먹을 수는 없는 것이다.

준서할미 세대들도 준서할미처럼 내리 장을 담아 먹지 않고, 시골의 친정에서, 시댁에서 장을 얻어다 먹던 사람들은

그냥 사 먹는다고 한다.

처음에는 어디 시골에 알아 보아서 집간장과 된장을 사 먹지만, 양에 비해 가격이 고가이고, 그래서 마트에서 만든 국간장이란 것도,

된장도 제법 괜찮다 싶은 것을 사 먹다 나중에는 그냥 양조간장 하나만으로 된장도 가격이 중간 것으로,  사 먹게 되더라 했다.

미각이 둔화 되어서 굳이 집간장, 집에서 만든 된장을 고집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현실이 그러니, 아마도 준서할미 세대가 가고 나면 장을 담고, 김장을 하고가 음식문화라 하면 음식 문화이다.

그런 음식 문화가 "바닥을 드러낸다" 고 할 수 있고, 허물어 진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첩복사꽃(만경화)



김장김치만 해도 그렇다.

준서할미네도 나물을 자주 해 먹고, 조림 반찬을 하고, 하다보니 올 해는 김장 김치를 예년에 비해 반 정도만 먹었다.

식생활이 변해 가는 것이니, 준서할미만  해도 김장김치의 맛에 대한 기대감이 없고, 가끔 김치가 필요 할 정도라면

몇년이 흘러가면 김장김치를 담지 않을 수도 있다 싶다.


너무 맛이 진한 음식을 사 먹어 버릇해서 미각이 둔해지고,

파는 음식도, 집에서 하는 음식도  식재료의 각기 다른 맛을  살려서 음식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채소 [루꼴라] 피자에도 얹힌다고 하던데, 한 해 몇알 되지 않는 것을 심어 먹어 보았는데, 채소 사라다에는 넣어도 될 것 같아서

씨앗을 큰 종묘상에서도 이름도 모른다 했었는데, 어제 마트에 있어 사 왔다. 한 봉지 2,900원이니 열무, 상치, 같은 것보다는

씨앗 값이 비싼 셈이다.

오늘은 [루꼴라] 씨앗을 뿌려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