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오늘은 하늘지킴이가 되어서

이쁜준서 2015. 9. 7. 13:12

 

그래도 파란 초가을 하늘이 보이기도 하면서,

뭉개구름은 시시때때로 움직이면서 변하고,  그리 맑지은 않습니다.

서북쪽 하늘입니다.

 

 

동북쪽 하늘의 뭉개 구름입니다.

 

어제도 하늘은 찌뿌렸다, 개였다 이런 하늘이었는데,

향기가 너무도 좋은 금목서가 10월에 피는 꽃이니 어느 정도 꽃몽오리를 키웠나? 싶어서

가면서 작은 숲 속에서 아마도 다 독 버섯일 버섯 구경도 하고, 모과나무, 야광나무, 파라칸사스의 황홀한 색의 열매를 보고,

산사나무 열매의 붉게 물들어 가는 모습도 보고, 금목서도 보고, 연못의 비단잉어도 구경하고,

금목서를 보고 돌아 오는 길에 소나기성 비가 내려서 옷도 젖고,

옥상에 널어 놓은 삶은 빨래도 다 젖게 되었지요.

 

비가 올거라고는 예상하지도 못한 지나가는 비구름이 갑작스럽게

비를 내려서 요즘은 줄금 줄금 비가 와서

작은 숲 속에서는 버섯까지 폈더라구요.

 

오늘은 친구가 영화를 보자면서 전화가 왔습니다.

어제 젖은 빨래를 다시 행구어서 널어 놓았기에,

오늘은 하늘바라기를 해야 해서 못 나간다 했습니다.

여자들에게는 빨래 뽀송뽀송 말려서 정리 정돈하는 것이 집안 일 중에 큰  비중이 있습니다.

이불도 가끔 옥상에서 일광소독을 해야 하구요.

준서할미는 집안 일이 중요한 전업주부 입니다.

 

 

별것 아니라도 입맛에 맞으면 진수는 아니어도 상찬

 

어제는 하늘 지킴이가 되어서  옥상의 빨래를 잘 말려 놓고, 요일장으로, 요일장 근처의 마트에 다녀 와서,

두곳에서도 싱싱하고 가격도 싼 레몬을 사지 못해서, 식당하시는 분들의 주 거래처인 식자재마트에도 다녀 왔습니다.

식자재마트에서 친구는 레몬을 두팩을 사고, 준서할미는 돼지고기 안심 400g 갸량을  한 팩을 샀습니다

 

 

마트에서는 세탁기 청소하는 세제를 사고, 요일장에서는 가지 한뽀따리(거래 한지 오래 된 자경농인데 담으면서 배로 더 담아서)

우엉, 배 한소쿠리를 사 왔습니다.

 

 

친구가 텃밭에서 가져온 솎음무 와  옥상표 쪽파와 풋고추를 넣어서 재러기를 하고,

 

옥상표 갖고 놀고 싶을만큼 이쁜 여리고 어린 쪽파를 한 줌 뽑아서,

집에서 담은 멸치액젖갈, 집에서 담은 국간장을, 집에서 담은 매실발효액, 집에서 발효시킨 종초에 레몬을 넣어서 만든 레몬향식초,

중국산 깨를 집에서 가지고 가서 짜온 참기름이나, 국산 들깨를 가지고 가서 짜다 놓고,기름은 사용합니다.

참깨를 보통 참깨, 검은참깨를 뽁아 두고 사묭 하는데, 검은 참깨를 작은 분마기에 갈아서 넣었습니다.

연하고 파 향이 진하지도 않고, 참 맛있는 쪽파재러기였습니다.

 

 

작은분마기

크기가 다른 분마기가 3개가 있습니다.

갈아 둔 깨소금이 떨어졌을 때나 검은참깨를 즉석에서 갈 때 요긴합니다.

 

 

준서할미는 가지로 다르게 반찬을 하기도 하지만, 가지는 예전 우리 엄니께서 밥 솥에 쪄서 대강 찢어서 집간장을 넣고

섬섬하게 무쳐 주신 것이 입맛에 맞아서 지금이사 스텐찜기에 쪄서 하지만, 오늘은 검은깨 갈아 넣고, 쪽파 쏭쏭 썰어 넣고,

가지를 무쳤더니 맛도 좋았지만, 초록과 가지와 검은깨 소금이 어울려서 보기에도 좋았습니다.

 

간칼치 사다 놓은 것 굽고,

다른 밑반찬 내지 않고, 반찬 3가지가 상찬이 되어서 아주 맛난 아침 식사였습니다.

 

일상은 크고 삐가뻔쩍 해야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감탄을 자아 내는 것의 일회성이 아니고, 작고 이어져야 행복감이 오는 것입니다.

준서할미 일상이 그러 합니다.

작은 꽃들과 대화하고 매일매일 아침 일찍 올라가면 여름이면 환~하고, 늦가을이에는 깜깜 하지만,

기온에 따른 느낌도 다르고, 갖가지 식물들의 태도 다르고, 늘 여전하지 않음에서 또 보는 재미가 있고,

즐겁고 행복한 것입니다.

 

산으로 올라 가면서 계곡을 끼고 오를 때, 계곡에서 물 떨어지고 흘러가는 물 소리가 사람 맘을 참 청량하게 하면서 행복하게 해 주고,

경주 남산에서 칠불암 올라 갈 때, 지난 해 봄 바람꽃, 얼레지등을 만나러 갔었던 양산의 어느 산, 백운동에서 올라 가는 가야산 등산로

등이 계곡의 물소리가 좋습니다.

 

 

 

 

 

 

오늘 하루를 언제나처럼 05시에 일어나 옥상식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준서외할아버지는 육상운동장 트랙을 뛰어서 돌고 와서는, 호야 화분 2개, 꽃대가 2대 올라 온 온시리움, 카라, 카트레야 원종등, 

- 현관 앞에 있던,

화분을 햇빛 찾아서 옥상에 올려 주었고,

 

2015년 9월 초순의 아침을 그렇게 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