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소독을 한다고 삶았는데,
불을 끄고나서 냄비 바닥의 물이 병속으로 다 들어 간 모습이다.
예전 감자나 고구마를 삶을 때,
가마 솥에 싸리 채반을 얹고 쪄 내기도 했지만,
솥에 큰 양재기 하나 엎어 놓고,
양재기 가 쪽으로 감자나 고구마 얹어서 찌면
불을 끄고 나면 남은 물이 양재기로 이런 모양으로 빨려 들어가서
감자나 고구마가 포실하게 쪄 낼 수 있었다.
아침 식탁에
가지나물,
아침에 다듬어 삶아 된장, 고추장에 갖은 양념을 넣은 비름나물,
우엉 잎 쪄서, 청양만 넣은 우엉 잎 쌈장으로 한 된장,
풋고추 5개,
칼치 두토막을 올렸다.
칼치는 밀려 나고,
나물 반찬 만으로도, 한 공기도 못 되는 밥에는 찬이 넉넉 했다.
비름나물은 연세 준서할미보다 더 드신 분께서 자기 밭에서 그 더운 여름날 나물 하나에 손길 한번씩
꺾어 오신 것이고,
그 나물 다시 다듬어서 데쳐서 갖은 양념 넣어서 준서할미가 무친 것이고,
가지는 노지에 심은 것이 이제 한 참 열리는 것을 시장에 따 인도에 앉아서 파는 것을 사 온 것이고,
나물 반찬은 다듬어서 씻어서 데쳐서 또 서너번 씻어서 갖은 양념을 해서 무치는 것도 있고,
가지처럼 씻어서 찜 솥에 쪄 내어서 갖은 양념에 무치는 것도 있고,
고사리라면 마른 고사리를 물에 담구어 두었다 삶아서 우려내고, 하나 하나 손질해서 볶아 낸 것이고,
도라지 일단 흙부터 씻어서 껍질 벗겨내고 잘게 잘라서 소금을 두고 바락바락 문질러 쓴 맛을 감하게 해서
볶아 내는 것이고,
고구마 줄기나, 토란은 껍질을 벗겨서 삶아서 또 볶아 내거나,
토란처럼 건채로 만들어 불려서 하는 것도 있고,
생나물은 삶지는 않지만, 잘 씼어서 갖은 양념을 두고 버무린 것이고,
나물 반찬은 상에 올리려면 사람 손이 참 많이 가는 음식이다.
그러니 전업주부들이라야 상에 자주 자주 제철 나물 반찬을 올리지, 직장을 가진 주부들은
마트에서 전 단계 손질을 한 것을 사 와서 조리를 하지만, 제 맛이 날리가 없으니
준서할미 밑에서 아기 적 있었던 준서는 나물반찬을 좋아 해도 준서에미 밑에서는 거의 먹지 못한다.
나물이 제일 맛나는 것은
양념을 만들어 금방 무쳐서 금방 먹어야 제일 맛나다.
무쳐서 두면 양념 맛이 나물 속까지 배이지만, 금방 조리 된것은 겉에 묻은 양념 맛에 나물 속에서 나물
본래의 제맛도 날 때- 그 때가 제일 맛날 때이다.
내일 택배로 블루베리가 어린 묘옥이 올 것이라.
이 시기에는 흙도 모자라고, 식물이 제대로 자랄 정도의 화분도 없는 때라,
꽃대 올라 온 상치 화분 비우고, 봉숭아는 더 작은 화분으로 다시 심고,
어찌 어찌 화분 6개를 비워 놓았다.
전업 주부인 준서할미 아침은 오늘도 바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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