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보면, 전혀 상관 없고, 낯선 사람인데도, 남의 일에 신경을 쓰는 사람도 만나게 된다.
이웃 친구는 일주일에 세번을 운동을 하러 간다.
운동 갔다 오는 길은 대형마트도 지나게 되고, 월요일은 요일 장도 지나게 된다.
마트에 갈 일이 있거나, 요일장에 갈 일이 있는 날 준서할미는 친구가 운동을 마치고 나오는 시간대에
마트에서 만나, 마트를 한바퀴 돌고, 요일 장날은 요일 장도 돌게 되는 날도 있다.
요일 장에서는 골목이 길고 넓은 골목, 짧은 골목이 있고, 뒷쪽으로 인도에는 요즘처럼 마늘철에 마늘,
김장철이면 통배추가 몇군데 있다.
그런데 마늘이나, 통배추를 받아서 파는 요일장을 보는 장사꾼들이 앉고,
농사를 지어서 싣고 온 사람들은 아주 큰길을 건너 시장과는 멀리 떨어진 인도에 듬성 듬성 앉는다.
요일장을 보는 장사꾼들은 그날 그날 청과물 공판장에서 물건을 받아 오기에 이 사람이고, 저 사람이고,
가격차가 거의 나질 않고,
마늘이라면 조금 때깔이 더 좋거나, 제 눈에 안경으로 마늘 굵기가 차이나게 보일 뿐이다.
일주일 전 월요 장날에는 마늘을 사러 가면서 인도에 파는 마늘을 들여다 보고 친구와 이야기 하면서 가는데,
50대 아저씨 한분께서 스페인종 마늘은 마늘 지 담기 좋은 것이고,
마늘이 벌어진 대만 마늘은 더 맵고 단단해서 양념하면 더 좋다면서 우리 뒤쪽에서 이야기를 하신다.
낯선 분이시라도 우리들을 보고 하시는 말씀이라, 아저씨이신데 어찌 그리 잘 아셔요? 했더니
내가 마늘 장사를 한 적이 있심더라고.
마트에서 막걸리 3병, 물엿 1병, 맛술 1병을 사고 그 위에 박스를 하나 얹어서 월요장에서
마늘 50개 묶음 3단을 사서 오니 핸드카가 다른 사람이 보기에도 버거워 보였나 보다.
5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아저씨 한분이 우리 뒤에서 앞으로 가시지 않고, 자꾸 신경을 쓰신다.
우리가 쉬면 아저씨도 서 계시고, 우리가 가면 뒤에서 자꾸 우리 짐을 보시고.
세번째 쉴 때,
앞에 가세요. 늘 이렇게 다녀서 잘 갑니다라 했더니,
아저씨 막걸리 사가는 사람은 못 보는데, 이렇게 무거운데 아저씨 막걸리까지 사 가시는 것이 대단하셔서라고.
그 아저씨께서도 막걸리를 좋아 하시는지? 몸 전체가 둥글둥글 하셨다.
준서외할아버지는 젊어 한 때는 술을 드셨기도 하지만, 술을 자시지 않은지가 오래 된 사람이고,
막걸리는 식초를 담을 거리였는데....
하기사 준서할미도, 버스에서 내릴 때, 아기 둘을 데리고 내리는 경우는 아기 하나를 안아서 내려 준다.
다리가 아픈 사람이 버스를 올라 타게 되면, 또 그 사람이 내릴 때는 시선이 꽂인다.
버스에 힘에 겨운 큰 짐보따리를 들고 타신 분이 올라 서면 버스는 가고 있고, 교통카드도 체크 해야 하고,
어쩔 줄 몰라 하면 그 사람이 걱정스러워 보게 된다.
나 하고는 상관이 없어도 우리들은 수 많은 사람들의 호의어린 시선을 받고,
나 또한 호의어린 시선을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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