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농토가 살아 있는 땅으로 사용되기를 희망하고.....

이쁜준서 2012. 8. 3. 14:04

친구의 땅이 낙동강 4대강 공사를 하는 동안 2년간 인가? 농사를 짓지 못했고,

그 땅들은 리모데링을 해서 땅의 모양도, 땅의 자리도 조금씩 다르게 겨우 늦은 모를 심을 수

있는 시기에 땅 주인에게 돌려 지게 되었다.

벼농사를 지을 준비도 않된 상태여서 땅을 놀리기도 그렇고 해서 콩, 깨, 고구마, 땅콩, 옥수수,

고추 등등을 늦었지만 심었다.

 

초록으로 보이는 것은 풀이고, 깨가 심긴 고랑들

 

 

사래가 긴 밭이라 친구네, 우리 배추를 심으려고 2골을 남겨 놓았는데,

땅의 넓이를 계산해 보니 30여평 정도가 되었다.

장마가 지기 전에 풀을 뽑았고, 비가 오면 거름을 뿌려서 비닐을 덮으려고 했었는데,

우리 계산이 틀리게 되었다.

비가 적당하게 오고 그치는 것이 아니고 연달아 오는 장마여서 발이 빠져서 작업을 할 수 없어 두었는게

날씨가 갑작스럽게 뜨거워 지면서 바래기도 있고, 피도 있어 피는 사람 허리까지 오게 자라 있고

땅은 돌덩이라 호미도 잘 들어가지 않고, 피는 특이나 바래기보다 뿌리가 깊이 박혀 있고,

준서가 8월 3일 오면 8월 한달은 준서에게 잡혀 있어야 해서,

어제 저녁 준서할미가 내일 새벽에 풀 뽑으러 가보자 했고, 오늘 갔었다.

 

 

짙은 색으로 잎이 넓은 것은 콩이고 나머지는 풀

 

 

깨는 시기가 늦게 심어 키도 덜 자랐는데도 꽃이 피어 있어 풀속에서도 깨 밭처럼 보였고,

늦게 심은 고구마는 그것도 고라니가 와서 뜯어 먹었고,

콩은 모종을 1판만 사서 심고, 콩알을 직파 했는데,직파 한것이 훨씬 더 좋아 보였다.

헛골의 풀은 콩보다 저 자라 있고, 비닐 피복하고 콩을 심었는데, 콩이 올라 온 곳으로 풀도 올라 자라 있었다.

 

 

봇물이 논으로 흘러 들어 간다.

친구네 옆에는 모를 심었다.

 

 

밀집모자를 쓰고, 목에 타올 수건 하나 걸고, 풀과 싸움을 하듯 풀을 뽑는데도, 머리 위로 선들선들

바람이 불어 10시 30분까지 일을 하는데도 땀과 전쟁은 하지 않고 일을 했다.

 

일 하다 늦게사 아침밥을 먹는데, 누군가가 차를 타고 찾아 왔다.

저 쪽 들에서 참외농사를 짓는 사람인데, 어디어디 땅이 이댁 것이냐구?

남을 줄 것이 아니고, 나무를 심을 것이라 하니,

3사람이 땅을 빌려서 거름 무데기를 놓을 땅으로 사용할려 한다 했다.

 

 

수리 시설이 이렇게 잘 되어 있어 가뭄이 계속 되어도

신청을 넣으면 봇도랑으로 물이 흘러 내려 가니, 물 걱정을 않는

문전옥답인데,

농민이 농토를 임대해서

거름무데기와 시설농사를 하는 재활용 자재들을

휴면기에 쌓아 둘 땅으로 사용할려 하다니....

 

농토라면 임대를 해서라도 농사를 짓거나, 시설농사를 지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깜짝 놀랐다.

친구에게 땅도 숨을 쉬고 살아 있는 것인데,

작물을 키워 내고, 아니면 한 해 묵혀 풀이 자라도 그래야 살아 있는 땅이지,

말이 좋아 거름무데기를 놓는다 해도, 각종 재활용 자재를 쌓아 놓아서 죽은 땅이 되는데,

그 땅은 친구 동생네 것이고,

친구네 땅도 내년 혹여 땅을 누구를 주어도 무엇을 심을 것이냐?

앞으로라도 농사를 짓지 않으면 않된다는 등을 다짐을 하고 주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준서할미는 그리 생각한다.

동산, 부동산, 생물 무생물등으로 갈래 지어 생각하는 것에는

농토는 무생물이 아니고 살아 있는 것이라고.

사람만 인격이 있는 것이 아니고, 동물들도 다 그 개체 나름의 생명을 존중해야 하고

나무들도 그 개체가 생명감으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농토는 농토로서 생명감으로 존재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물을 심을 시기가 늦어서 풀들이 가득 있는 이 땅도 살아 있는 땅인것이다.

 

 

  

      

 

풀은 이렇게 땅이 갈라져 있어도 하나 시든 기가 없이 생생하다.

이 폭염의 여름날 11시경이였는데도.

 

 

농토에서 풀이 자라는 것을 보니,

풀들의 세가 대단해서 농사를 짓는 경우에는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지 싶다.

친구네 밭에는 제초제를 치지 않았고 장마에 발이 푹푹 빠져서 풀을 뽑아 내지 못해

작물반, 풀반이지만, 풀이 있어 자연으로서 좋아 보였다.( 물론 농사를 짓지 않는 도시민의 시각이지만)

준서할미는 일을 잘 하는 체력이지는 못한다.

그러나 닿이면 닿이는대로 일을 하는 사람이라 일 하면서의 즐거움도 있음을 안다.

 

 

이 글은 8월 1일 밭에 다녀 와서 쓴 글이고,

오늘 남겨 두게 된 일을 하러 밭에 다녀와 사진을 담아 와서  8월 3일 정리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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