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산에서 사람을 만나면....

이쁜준서 2012. 5. 29. 07:35

 

뱀딸기

뱀딸기가 이렇게 한 곳에 마른 풀 없이 많이 익은 것은 보기 어렵다.

작은 생태연못가라서 수분기가 많은 땅이어서 덤불과 열매가 싱싱하다.

 

 

준서외할아버지와 함께 야산 산행을 하기에, 여자 혼자서는 가기 겁나는 깊숙한 곳까지도 간다.

물론 우리가 등산로로 따라서 사람들이 많이 가던 잘 아는 산이기도 하다.

요즈음은 산에 멧돼지가 사람들이 많은 낮시간대에도 나타나기도 하니, 준서외할아버지와 함께라도 숲 깊숙하게는

위험스러워 아주 깊숙하게는 못가고, 주 등산로가 아닌 작은 길, 지금까지는 가지 않았던 길로도 접어 든다.

 

 줄딸기

 

가끔 우리를 앞 질러 가는 젊은 사람도 보고, 가끔은 마주 오는 50~60대 장년층도 보게 된다.

요즈음은 줄딸기가 익어 가는 철이라 길 가다 한 두어개 따 먹는 것이 아니고, 줄딸기를 비닐봉지를 들고 따는 여인네 몇 사람도

보았고,

어제는 60대 중반을 넘어서 남자 한 분이 딸기 덤불 속에서 나오신다.

그리고는 우리  앞에서 또 딸기 덤불속으로 들어 가셨고, 딸기를 딸려니 덤불에 손이 긁히니 전지 가위를 가지고 다니면서

일단 덤불을 잘라 내고 따기 쉽게 해서 딸기를 땄다.

줄딸기 덤불이야 잘라 내어도 무방한 식물이기도 하다.

 

검은 비닐을 든 여인네 둘이서 하마 사흘을 훓고 간 다음이라 투명비닐 안에는 그저 한 웅큼 들어 있었다.

집에 거동이 불편한 아내라도 있어 그러한가?

그래 생각해 보아도 보기 싫었다.

대접 받아 마땅한 나이에 딸기 밭에서 딴다해야 한웅큼 산딸기를 딸려고, 그 가시 덤불에 손을 넣고, 땀은 뻘뻘 흘리면서.....

 

준서할미가 사람이 잘 가지 않는 깊숙한 곳으로 갔기에 딸기도 한 줌, 오디도 한 줌 따 먹을 수 있었다.

딸기 덤불을 눈여겨만 보아도 준서외할아버지 됬다 됬다 가자 가자라 한다.

그런 준서외할아버지 행동이 싫지 않다.

남자가 되어가지고 산딸기 하나 먹겠다고 가시덤불에서 찾는 행동은 싫기에.

지금까지는 늘 주등산로로 다녔기에 산딸기 꽃 피는 것은 보았어도, 산딸기 따 먹지는 못했는데,

어제 산행에서는 한 줌 먹어도 보았다.

 

 

 분홍찔레꽃

아마도 피었을 때는 은은한 분홍빛으로 보였을텐데, 이제 질려는 때여서

꽃잎에 분홍 점도 있고, 꽃잎 가쪽으로 분홍 립스틱을 발랐다.

그 진사님도 분홍찔레꽃을 만났었기를 바라면서.

 

 

깊숙한 곳으로 가는데  마주 오는 분이 묵직한[ 한살림 들어 있는 듯한 크기로] 배낭을 벗고 입고 있던 상의를

벗어 뒤집어 배낭 위에 덮었다 [ 말리려고]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데, 카메라 장비 가방을 손가방으로 들고 왔던 모양이다.

진사님이신 듯 해 보였다.

 

사람의 래왕이 뜸하게도 보이는 길에서 만나는 사람은 반갑고,

호젓한 길에서 만나는 사람은 일단 경계심이 인다.

예전 우리 엄니분들께서는 산에서는 짐승을 만나는 것보다 사람 만나는 것이 더 겁이 난다고 하셨는데,

그 맘을 짐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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