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이젠 신록이 짙어진 초여름이다.
친구가 쑥떡을 한번 더 하자고
오늘, 내일 중에 가지 않으면 쑥도 세어 지지만, 날씨가 더 더우면 진딧물이 생긴다고
청미래덩굴 꽃이 피었을 때 꽃송이가 하 많아서
지금 쯤 많은 열매가 열렸겠지...하고 갔더니
한두개씩 열리고 가시덤불만 무성했고, 그 중에서 제일 많이 열린 덤불을 만난 것입니다.
그래도 일단 산에 다녀 와서 갔습니다.
몇년을 묵밭인 곳이라 풀보다 쑥이 더 많은 곳인데, 올 해 세번째 가는 곳이였습니다.
이번에는 우리 말고 하마 세사람이 와 쑥을 뜯고 있었습니다.
부드러운 것만 용수철이 달린 가위로 따 왔는데도
줄기는 넣으면 떡에 십히는 것이 있어 잎만 따야 해서 다듬을 거리가 많습니다.
하나 하나 따 온 것을 또 하나 하나 손질을 해야 하니
일거리가 줄지 않고, 그대로 두고 잘 수도 없고,
일은 줄어 들지 않고, 허리는 아프고.....
매를 번다더니, 준서할미는 일거리를 벌었습니다.
잎이 그늘을 만들어 잎 사이로 햇빛을 받게
실상 쑥떡을 해 냉동고에 넣어 놓고, 산행에도 가져가고 요긴하게 먹지만,
아이들을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해도 그만, 않해도 그만인 심상한 맘인데,
친구는 쑥차도 만들고 쑥떡도 만들어야 한다면서 자꾸 가자 했지요.
어제 산에서 긴것을 보았기에
풀밭에 가기 싫었는데....
친구 덕분에 쑥은 잘 뜯어 왔고,
오늘은 긴것을 보는 불상사는 없었습니다. 하하
쑥을 뜯어 나오다 또 묵밭으로 차 오는 동안 들어 갔더니
작은 나무가 어쩌다 있는 것을 보니 나무만 심어 놓고, 가꾸지 않으니 나무가 거의 죽어 버리고
쑥이 무더기 무더기 있는 밭으로 들어갔지요.
주인 부부가 부산에 있다면서 친정 땅인데,
대구에 있는 형제가 밭을 하겠다 해서 작년에 복숭아 나무를 심고,
고추라도 심으라고 골까지 다 만들어 주는데 100만원이 들었는데,
제초제는 치기 싫고, 풀을 감당할 수 없어
작년에 이어 올 해도 밭을 묵히고 있다 했습니다.
어쩌다 잎 위로 달랑 앉고보니
햇살에 하마 볼이 발가스럼한....
그 골짝 들에는 그렇게 묵혀 놓은 아까운 밭이 몇군데 되었지만,
둘러 보니 비가 오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산 밑 밭들이었습니다.
어느 해는 갔더니 지난해는 묵 밭이였던 것을 누가 깨를 갈았는데
비가 오지 않아 그대로 깨대가 심어진 채로 고사 해 있기도 했지요.
그래도 준서할미가 어렸던 시절 같았다면
어찌하던 그렇게 묵히는 밭은 없었습니다.
완만한 오르막 길이기도 하고 내리막 길이기도 한...
쑥을 뜯으면서 미리 가 있던 분들과 인사를 하기도 했고,
커피를 드렸더니 참외를 주시기도 하고,
잠시 한 곳에서 쑥 뜯는 것일뿐인데,
인정을 나누기도 하고, 갈 때는 서로 깍뜻한 인사를 하고 헤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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