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둘을 키웠다.
급식이 없었던 때라 설겆이라도 맘 놓고 맡길만한 고등학생 때는 자율학습이라고 정규 학습이 끝나고 더 하고 늦게 귀가 했고,
고3때는 도시락을 두개씩 사 갖고 가 밤 12시에 마쳤고, 그 시간에 시내버스가 없는 시간이라 아이를 데리러 다녔고,
둘째 때엔 가방이 하 무거워서 아침에도 자율학습이 있었고, 대학생인 큰아이는 대학교 도서관에 자리를 잡으려면
큰아이와 작은 아이를 함께 태워서 가는 길에 작은아이를 학교에 내려주고 또 큰아이를 대학교에 내려 주었다.
고3이되면 일요일에도 두번은 학교에서 자율학습을 하기에 실제 집에서 편안하게 늦잠을 자는 것도 한달에 두번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러니 집에 있다고 해도 밥도 챙겨 주었고, 설겆이도 맡기지 못했다.
즈그들이 설겆이를 하는 날은 추석, 설명절에는 대소가끼리 차례를 돌아가면서 지내기에 어른, 아이, 아기까지 30명이 훨씬 넘은
사람들이 모이기에 그날은 어찌하던간에 설겆이와 과일과 차를 준비하는 것을 아이들이 맡아서 하게 했다.
그리고 친척들이나 형제들이 우리집에 방문을 했다 가실 때에는 3층집이었어도 대문까지 내려가 타고오신 차를 배웅하게 했다.
준서에미 초등학생이던 때부터 고등학생인 때까지 우리집에는 조카나 질녀들이 방학이면 와 있었고,
때로는 5~6명까지도 될 때도 많았다.
그러나 우리아이들끼리던 조카이던, 생질이던 싸우지는 않았다.
우리아이들은 늘 큰애가 작은아이에게 싸우기 전에 양보를 했었기에 온 아이들도 즈그집에서는 싸운다고 하는데, 우리집에서는
싸우지 않았다.
그런데 올 해 생각나는 것은 다시 자식을 키울 일도 없겠지만, 다시 키운다면 다르게 키울 듯 하다.
준서할미는 자식들에게 집안 일중의 어떤 일도, 책임을 지운적이 없고, 심지어 즈그방도 청소해주고 빨래도 다 해주었다.
늘 밤늦게 오는 아이들이 힘들어 보여서 안쓰럽기만 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공부를 하고 싶어도 공부를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 세상이다.
공부를 하는 것은 즈그들 인생을 위해 하는 것이지 부모를 위한 것이 아니니,
응당 공부 할 수 있는 것이 힘듬이 아니고 다행한 처지라 생각할 수 있게 키웠어야 하고,
한달에 어떤 일요일 하루라도
밥을 맡아서 하는 날도 있어야 하고, 세탁기도 돌려서 빨래를 하는 날도 있는것이 당연지사로 키웠어야 했다.
그랬다면 한창 공부하는 대학생 때 자기 인생을 곰곰히 설계하기도 했을 것이다 싶다.
착하고 공부잘하는 것이 고맙기만 했던 준서할미가 틀렸던 것이다.
지금도 자기 책임을 다해 직장일도 하고, 준서를 잘 키우고 있기는 하다.
이제 다 지나간 세월인데, 지금껏은 잘 키웠다고 생각했지만, 더 잘 키워 줄 수도 있었는데, 준서할미가 잘못 했던 것이다.
준서를 있는 그대로 잘하고 잘못했다는 것 없이 이해 해 주는 역활은 준서할미가 하고 있는 것이고,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면서는 공부하는 준서 자신만 힘든것이 아니고, 아빠도, 엄마도 정말로 힘든다는 것을 알고,
다섯살부터 유치원을 다녀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는 동안 무엇이던 배우고 싶은 것을 다 배우게 해준
아빠, 엄마께 감사함을 알게 키워야 할 것이다.
저도 가족의 일원으로서 책임진 집안 일도 있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란다.
그렇게 자라면서 자기 진로를 깊게 생각해서 대학에서는 정말로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도 정할 수 있지 싶다.
사촌동생 중에는 대학을 갔는데, 우연하게 자기 적성과 맞아서 언어연수를 한번도 간적이 있는 것도 아닌데도
박사과정에서 논문발표하러 외국에 나가는 사람이어서 스스로 외국어도 습득했었고,
외국에서 학위 받아 온 사람도 많은데도 지방대학에서 공부한 사람이어도 제 분야에서는 톱을 달리는 사람이 있다.
저가 하는 공부가 제 적성에 맞아서 정말로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한다.
그런데 그 사촌동생은 남자이고 그 어머니께 효성스럽고, 가슴이 아주 따뜻한 사람이다.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 우리 어머니 초상에 와서는 바쁘니 인사를 드리고는 윗도리 벗어 놓고 손님상 치우고
손님상 보는 일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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