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4학년에 시골로 갔던 준서할미에게는 소를 몰고 풀을 뜯기러 나가는 것이 아주 고생스러웟습니다.
4월에 시골로 갔는데, 송아지 딸린 소를 몰고 들로 나가는데, 소는 덩치가 국민학교 4학년 어린 계집애에게는
아주 큰 상대였습니다.
동물은 온 몸으로 받아 들이는 눈치 9단이라, 그 작은 계집아이가 이까리를 몰고 가지만, 겁에 질려 있음을 잘 알았지요.
소를 몰고 가는 것이 아니고, 소가 가는대로 따라 가는 형국인데, 송아지가 콩밭으로 들어가면 콩순과 콩잎을 뜯어 먹게 되고
그러면 그 밭 임자는 우리집으로 와 원성이 자자 했었지요.
한번 두번도 아니고.....
그러니 송아지가 들어가면 소 이까리를 놓고 송아지 후치러 들어가면 이젠 에미 소가 또 콩 잎을 뜯어 먹게 되면
이것은 송아지가 띁어 먹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못할 만큼이니 정말로 총체적으로 난제 였습니다.
소는 무섭고, 저녁에 집에 돌아가 꾸지람을 들을 생각을 하면 울고 또 울고 그런 날이 아마도 두어달 계속 되었지 싶었습니다.
매일 그런것은 아니였지만 다반사로 있던 일이였지요.
어느날 또 송아지가 콩밭으로 들어 갔고, 송아지를 후치러 소 이까리를 놓고 밭으로 들어 갔는데, 또 큰소가 콩잎을 뜯어 먹는
일이 벌어 졌지요.
꾸지람 들을 일에 눈물도 나고, 약도 바짝 올라서 그동안 소 이까리를 바짝 당기면 말을 듣는다는 것을 터득했던차라
이까리를 바짝 당겨 잡고 손 잡은 너머로 길어진 소이까리로 소를 사정 없이 후려 때렸지요.
소가 농토 다음으로의 재산인데, 어른들은 그렇게 때리지 않는데,
그런 사정을 감안 할 정도도 못되는 국민학교 4학년 어린 계집아이는 소를 실컨 때렸습니다.
아 그랬더니 소 풀멕이러 가서도 이까리를 바짝 당기면 소가 겁을 먹었고, 그럭저럭 송아지도 팔게 되었고,
콩밭건은 해결 되어졌고, 소도 어른처럼 여유를 보아주지 않으니 말을 아주 잘 듣게 되었지요.
1년 뒤에는 소이까리 바짝 당기지 않아도 이랴 이랴 하면서 소를 아주 잘 부리게 되었지요.
2살 많은 사촌오빠가 있었다는데, 여덟살 때 여름 산으로 소 풀멕이러 동네 모두가 몰고 갔는데,
늑대가 나왔고, 늑대를 피해 오다가 어린아이이니 넘어졌고, 뒤에 혼자 쳐지고 늑대가 덮치고
같이 간 큰아이, 어린아이 할 것 없이 동네로 내려 와 전갈을 하고 동네 어른들이 올라 갔을 때는 늑대 밥이 실컨 된 뒤였다 했습니다.
그 여름에는 늑대가 밤이 되면 동네로 내려와 여름 더위에도 문을 닫고 잤다고 했습니다.
초등4학년인 때 시골고향으로 갔을 때도 여름이면 소이까리를 소 뿔에 감아서 산으로 올리고
우리는 그랑에서 송사리도 잡아 먹고, 멱도 감고 놀았습니다.
집에 돌아 갈 무렵 소를 부르면서 산으로 들어가면 내려 오는 소들을 만나 집으로 돌아 오기도 했습니다.
늑대 사고가 있은 후는 소는 여름이면 산으로 올리기도 했지만 우리들이 산 속으로 들어가 놀지는 않았지요.
동해남부선 철로가 지나가서 산골이 아니면서 산골 같은 곳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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