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 엄마가 한번씩 인심 좀 써라"

이쁜준서 2011. 12. 4. 10:59

 

친구들 중에는 즈그들이 답답을 때 아이를 맡겨 놓으면 보아 주는 사람도 있고,

다른 도시에 있는 딸네 집으로 아예 가서 외손주를 키워주는 사람도 있고,

가까이에 두고 아침, 저녁 출퇴근을 하면서 손주를 키워 주는 사람도 있다.

 

어제는 아주 아주 오래된, 우리들의 자식도 낳기 전부터 친구인 사람들이 모이는 날이였다.

다른 도시에 간 친구는 장가가 또 다른 도시에 살고 있는 아들부부가 놀러 온다면서 못 왔고,

한 친구는 연락도 되지 않아 못 왔고,

나온 친구 중에도 토요일은 아기를 않보아도 되는데, 아들 내외가 어디 갔다 올 곳이 있으니 나중 모셔다 드리겠다면서

어디를 갔다고 우리들이 다 모여서 전화를 하니 아직도 집에서 출발도 하지 않았다.

 

우리들의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왔었고,

아들내외가 와서 이야기 하는 것이 뮤지칼 표가 두장 며느리 직장에서 받은 것이 있어, 구경 간다는 말은 못하고 그거 구경갔다 왔다 했다면서

요즈음은 경북에서 학교 교사를 하는 여섯살 외손녀도 5개월인가? 되는 친손주 아가와 함께 데리고 있는데,

낮시간에는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아이들 둘을 보고 있다고 했다.

딸이 겨울방학을 하면 외손녀는 데리고 수도권의 자기 집으로 간다고 했다.

 

며느리가 퇴근해 오는 시간이 7시경인데, 7시가 넘어도 며느리가 오지 않으면 애간장이 다 타고,

몸은 너무 너무 힘이 들고, 갇혀 지내는 것도 답답해서 아기는 잠을 재울려면 30여분을 업고서 토닥거려 재워야 하고

어떤 때는 혼자서 울 때도 있는데, 아기를 보면 또 웃음이 나오고 그래서 견딜 수 있다고 했다.

양상은 달라도

딸이건 며느리이건 당신들의 체력과 상관 없이 아기들을 잠시 보아 달라 하거나, 키워 달라 하면 외면을 못하는 친구들이다.

 

그런데 그렇게 지내는 와중에 딸이 하는 말이

"엄마가 한번씩 인심 좀 써라. 놀토나 일요일에 아기는 내가 보꾸마 느그 영화라도 한프로 보고 오너라 해라" 고

하던데, 오늘 미안해서 갈 때는 말을 못하고 뮤지칼 보고 왔다고 와서 이야기를 하더라 했다.

말하고 갔더라도 내가 아기 보았을건데라 했다면서.

 

준서할미 말이

 " 즈그가 어머니 뮤지칼 볼 기회가 있다 하던지, 좋은 영화가 있어 보고 오겠습니다라 하던지 할 때 갔다 오라고 하면 되었지

 왜 일주일 내내 아기를 보았던 엄마가 그런것도 며느리 눈치를 보는 듯 미리 구경 갔다 오너라고 등 때밀듯이 해야 하느냐?"

"딸 자식이고, 며느리 자식이고, 너무 잘하면 처음에 고맙지 나중에는 일상이 되고, 고마운 맘보다는 잘못한 것에 대해서만 생각한다고 했다."

 

수도권에 있는 딸네 집으로 가 외손녀를 2년간 키워 주고 왔었고,

아들 손주 보기 전까지는 아침이면 걷기 운동을 다녔었던 사람인데, 하루 종일 아파트에 갇혀 지내고, 놀토나 일요일은 힘이 드니

그냥  또 밀린 집안 일과  쉬고 싶어 걷기 운동도 나가지지 않는다 했다.

 

그나마 다행 인것이 출퇴근을 하니, 잠은 제대로 잘 수 있어 다행이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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