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초겨울을 담아 오는 비

이쁜준서 2011. 11. 23. 07:48

 

 

 

간밤에  비가 온다는 예보는 아니었고, 오늘 비가 온다 했는데, 자정이 넘어서 왔는지?

현관을 여니 비가 추적거려서  아침 걷기는 하지도 않고 끝내고서는,

이것 저것 오늘 할 일을 생각해 보니 자잘하게도 많다.

일단 공과금도 내고(자동이체 하지 않은 것이 있어), 마트도 가고 오전 중에 다녀 와야 겠다.

 

겨울 초입으로 들어서는 만추에 오는 비는 싫다.

춥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고, 여기 저기 보이는 것들도 끝이요.... 끝이요.....라 하는 듯 하다.

인도에 낙엽은 갈색이 다 되어 바람에 이리 저리 뒹굴고, 구석진 자리에 몰려 있기도 하다.

우리 옥상에는 나뭇잎들이 떨어져 앙상한 가지이지만, 그래도 잎들이 아직은 초록으로 남아 있기도 하다.

늦 가을 날씨가 따뜻해서 아직 떨어질 준비를 다 마치지 못한 모양인데, 그런대로 떨어진 가지에는 꽃눈도, 잎눈도 보이니

자연의 질서에서 크게 어긋나지는 않은 모양이다.

 

 

사람의 관심과 사랑

 

 

                                        애기범부채는 찬 실내로 들일 것이고, 만첩복사꽃나무는 옥상에서

                                        겨울을 날 것인데 제 가진 기질에 따른 사람들의 관리가 다릅니다.

                                        애기범부채는 덩치가 만만하지 않아 준서할미와 옥상에서 내려올려면 씨름을 해야 합니다.

 

재방송 프로그램을 돌리다보니 개가 큰돌을 물고 있었다.

그것도 편편하게 좋은 쪽으로가 아니고 한껏 어렵게 제법 큰 돌을 세워서 물고, 잠을 자도 그 돌을 문채로 자는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어느 날 우연하게 돌을 물고 있더니, 밥을 먹을 때도 그 돌을 밥 그릇에 넣어 두고 먹고 있었다.

개의 잇발은 송곳니가 마모되어 둥글게 되어 있고, 더 오래 그렇게 하다가는 잇발의 사기질이 다 닳고 나면 엄청난 치통으로

고생을 할거라는 진단으로,

방송국에서 수의사를 불렀고, 수의사 말로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그러는 것 같다 했다.

돌을 물고 있으면, 주인도, 또 주인가족이 아닌 사람들도 뭐라 뭐라 하면서 저를 신기하게 보니 그 관심이 좋아서 그런다 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개가 두마리 더 있었는데, 그 개들 한테로만 일부러 모이고, 쳐다보고 말을 걸고 하니

가까이도 와 보아도 누구 한사람 말을 걸지 않고, 오히려 그 두마리 개를 데리고 다른 곳으로 옮기고,

그렇게 자꾸 하다보니 어느 순간 돌을 놓아버리고 그 개들이 있고,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왔고,

돌을 물고 있을 때 저를 피하던 사람들이 돌을 놓고 오니 저를 반겨 맞아 주고 저하고 공놀이등의 놀이도 해 주니

그 이후로는 돌을 일부러 입에 물려 주어도 놓아 버리게 되었다.

 

개 자신에게도 그 돌을 무는 것이 놀이가 되는 그런것이 아니고 버거운 것이였을텐데,

잠을 잘 때도 돌을 물고 잘 정도로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끌기 위해 한 행동거지였다.

 

동물도 그러할진데

사람의 심성은 더 할 것이다.

그러나 도리도 있고, 해서는 않될 일도 있고, 상대방을 배려 해 주어야 하기도 하고,

 

자라나는 어린이나 아이들, 성장한 자식들, 남편마저도 잘못 했다고 힐난조의 이야기는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

일단 이해를 먼저 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은 그 당사자의 맘의 문이 열려야 하는 것이다.

준서할미가 내 자식들 키울 때 이런 맘의 경지를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런데 다 지나고 나면 그제야 알아지고 세월은 되돌릴 수가 없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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