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달은 휘여청 밝고....

이쁜준서 2011. 7. 16. 06:30

음력 6월 보름달을 보여 줄려 그런지 어제까지도 오전은 바람도 불고 간간이 해가 나서 옥상에 빨래를 널어 놓았다.

소나기처럼 비가 와서  옥상으로 줄다름질 치게 만들고 빨래는 빨래대로 비에 또 젖고, 바람까지 불어서

열어 놓았던 창문으로 비가 실내로 뿌려서 걸레질 하게 만들었다.

 

오늘은 낮 시간 바람도 불고 하늘이 쾌청 한 때가 많았다.

앞 집 옥상에 빨래는 춤을 추는데, 남자 검정색 바지는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춤을 추니 보는 것이 재미가 났다.

그러나 일을 하면 땀으로 목욕을 하게 되고,

여름에 비 맞고 일 하는 것은 공사에 지장만 없으면 땀으로 목욕하나, 비로 목욕하나 마찬가지라 해서 웃었다.

건설일이란 것이 비를 맞고도 일을 하는 경우가 있어 그리 말하는 것이다.

보통의 일은 비가 오면 비를 피해야 되는데, 직업마다 그 직업하는 사람들의 환경이 있어 한말이라 웃었다.

정말 여름날 어릴 적 우산도 변변하게 있지도 않던 시절 십여길 학교 갔다 비오는 날은 날비를 맞고 걸어 오기도 했었지

일부러는 맞을 수 없고, 우연하게 한번 맞고 싶다.

 

음력 유월 보름달은 휘영청 밝다.

바람도 불어 시원해졌다.

주방에서 나왔더니, 바람이 시원하다면서 준서외할아버지 웃는다.

낮시간 찌는 듯이 덥다가 밤시간 시원한 바람이 불면 - 서로 쳐다 보고 웃을 수 있는 좋은 일이 된다.

 

요즘 집일을 하고 있으니, 참도 챙겨야 하고, 점심 식사 준비도 해야 하고, 심부름도 해주어야 하고,

1층에서 3층까지, 또는 옥상까지 오르락 내리락 하니

양쪽 무릎에도 파스, 허리에도 파스  밤 시간만 볼썽스럽다.

준서할미 손은 다 가야 하고, 아직 완전히 끝낼려면 3~4일은 더 가야 할 듯 하다.

 

몸 고단한 것 따로, 잠 오는 것 따로인지,

휘영청 밝은 달에는 우리 준서도, 준서에미도, 둘째아이도 다 들어 있다.

달은 사람 맘을 들뜨게 한다.

 

아이들이 어려서 살았던 집도 정 남향이라서 밤에 달빛이 참 좋았다.

준서외할아버지가 음악을 좋아해서 레코드 판이 좋은 것이 많아서 아이들은 달빛에 좋은 음악을 듣기도 했다.

그렇다고 늘 그런 분위기는 아니였고, 그런 때가 있었던 것이다.

한 여름에는 해가 질 무렵에는 마당에 물을 뿌리고, 물기가 스며들고 날아가고 하면 자리를 폈다.

식사도 마당에서 하고, TV는 툇마루에 얹어 놓고 보고, 양쪽으로 모기향을 피우고는 놀다가  아이들은 마당에서 잠이 들면

큰아이는 깨우고, 작은아이는 안고 방으로 들여다 뉘였다.

이젠 옛날 일이 되였고, 우리 준서가 그 때 작은아이 나이가 되었다.

 

커피잔은 고운 것으로, 골라 사용 했는데, 쓰다보면 깨어지고 두어개 남고, 그 때쯤이면 또 새로 장만했다.

커피잔을 까다롭게 고르고, 좋은 품질을 골랐는데, 이젠 몇년 전 원두커피 뽑아 먹을 때 일부러 유리잔을 샀는데,

몇년째 그 유리잔을 사용한다.

예쁜 그릇에 대한 욕심이 없어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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