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여름으로 접어 들어서 옥상의 화분들 중 반이상은 매일 물을 주어야 한다.
화분의 식물들 성질에 따라 2~3일에 한번 물을 주는 것도 있지만 이러다 장마가 오고 장마가 끝나고 불볕더위 때엔
아침 저녁으로 하루 두번 물을 주어야 할 때도 있다.
아침 5시 10분경 해 뜨기 전에 물을 줄려고 올라 갔다가 옥상 바닥 비질을 하고 물을 주고 그러다 보니 2시간여가 걸렸다.
화분 하나 하나의 식물들과 눈 맞춤을 하다가, 주방에 아침 식사할 거리가 가스불에 얹어 놓았으니 내려 왔다 올라갔다를 했었다.
옥상일을 마치고 내려 왔더니,
대학생인듯한 남자가 사각팬티를 입고, 맨발에, 얼굴 한 쪽은 갯벌 한줌으로 황칠을 하고는 열려진 현관 아웃도어를 지나
거실쪽 문 앞에서 문을 쳐다 보고 있었다.
준서할미 가슴은 콩딱이고....., 정상이 아니다 싶어 최대한 말소리는 상냥스럽게.....
" 학생 뭐하세요? "
힐끗 돌아보더니,
"잠긴 문을 열어 주고 싶어서....."
" 나와 보세요. "
현관 안에서 현관 밖으로 나왔고,
"잘못 찾아 오셨어요. 일단 대문 밖에 나가서 집들을 가만히 찾아 보세요. 여기는 집들이 비슷비슷해서 잘 못 찾은 모양이예요"
"상관 없는 집이라구요? 아닌데 다 문열어 주고 싶어요"
일단 뒷집, 건너 뒷집에서 우리집을 쳐다 보고 있어 겁이 덜 났다.
2층으로 내려가더니, 올려 쳐다 보더니 다시 올라 올려 했다.
그러더니 상관 없는냐?고 묻고는 집을 찾을 자신이 없는지 준서할미를 따라 가자고 했다.
뒷집 형님은 마당에서 올라가는 것을 보았는데, 손님 온 사람인줄 알았다고.
(팬티바람에, 맨발이긴 해도 술을 많이 자셨구나.... 싶은 손님)
건넛집에서는 저 집에 저런 사람이 없는데 했다고.
오래 이웃해서 살아서 서로간에 그 집 식구들은 다 알고 지내니, 가끔 오는 준서아빠도 아는 사이들이다.
간밤에 술독에 빠진 모양이고, 자다 일어나 답답해서 밖으로 나와서는 집을 못 찾아 우리집까지 온 모양이다.
누가 대문을 열어 놓았던 모양이다.
지나놓고 보면 아름다웠던 청춘인데, 청춘 그 시절에는 고뇌스런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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